[인사이트] 변세영 기자 = 일본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자들에 대한 배상 문제에 보복해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규정을 대대적으로 개정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겨냥해 '반도체 핵심 재료 수출 규제 조치'를 내려 국내 수출산업에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데상트, 아사히, 캐논 등 다양한 일본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이야기가 속속들이 등장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여기, 일본기업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다소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롯데그룹' 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롯데그룹 자체는 국내 대기업이 맞지만, 그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일본'과 큰 연관이 있다.
국내 10대 대기업 중 하나인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라는 양대산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호텔롯데는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일본 주주가 지분 99%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일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심지어 아직 상장도 완료되지 않은 터라 일본 롯데가 국내 호텔롯데에 갖는 지배력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 6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 재선임 됐다는 점을 고려해도 국내 롯데가 일본 롯데와 큰 연관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일부 누리꾼들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가족관계까지 거론하며 롯데가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후계자로 점쳐지는 그의 외아들이 재일교포 3세대지만 한국과 이렇다 할 접점이 없고, 일본 국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KBS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대화할 때 '일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진 바 있다.
롯데가 이번 일본제품 불매 바람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해 주는 근거는 또 있다.
현재 롯데상사가 일본 무인양품의 한국 합작법인인 무지코리아 지분 40%를 보유한 데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 역시 롯데쇼핑이 지분의 49%를 갖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무인양품과 유니클로의 불매운동이 가속화되면 덩달아 국내 롯데의 매출 타격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롯데그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일본 롯데가) 지분은 있지만, 국내 롯데는 한국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니 특별히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일본 제품 불매와 관련해 롯데 측의 대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내부적으로 따로 불매운동에 대한 대비나 조치를 논의한 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일 무역 관계가 안개 속으로 치닫는 가운데, 국내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이 일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