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무더운 여름, 더위를 잊으려 워터파크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있다.
이런 가운데 워터파크를 방문한 후 폐 이식 수술을 받게 됐다는 한 남성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1일 인사이트는 경기도의 한 워터파크를 방문한 후 폐에 화상을 입고 이식 수술까지 받게 됐다는 진용우(28) 씨의 사연을 제보 받았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꾸미기 좋아했던 진씨. 그는 지난 2017년 6월 26일 기말고사가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워터파크에 방문했다고 한다.
이날 진씨는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물놀이였다.
파도풀에서 물을 조금 마시긴 했어도 물놀이 도중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 평범한 물놀이 후 진씨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다음날 진씨의 몸 전체에 붉은 반점이 생겨났다. 이어 고열과 함께 목 통증까지 찾아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진씨는 물놀이 도중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충격적인 결과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흡곤란, 흡인성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
진씨의 아버지는 "수영장 물에 있는 화학 성분이 기도를 타고 들어가 기관지와 폐에 화상을 입혔고, 그 자리가 염증으로 변해 폐렴이 발생했다"며 진단서를 공개했다.
진단서에는 급성 폐성 심장, 급성 호흡곤란 증후군, 급성 호흡부전, 화학성 폐렴, 흡인폐렴, 흉막 삼출액, 상세불명의 기흉, 기관절개 상태, 만성 호흡부전 등 수 가지의 중증 폐 질환이 적혀있었다.
꿈 많던 20대 청년 진씨가 물놀이 후 보름도 안돼 중증 폐 질환 환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진씨의 고통은 이다음에도 이어졌다. 그는 3개월간 무의식 상태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긴 수술에서 깨어났을 때 진씨의 몸은 완전히 망가진 후였다. 목을 관통해 연결한 호흡기로 겨우 숨을 쉴 수 있었고, 긴 수술로 인해 살이 다 빠져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진씨는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서 식은땀이 났을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진씨는 고통 속에 신음하던 중 작년 9월 폐 이식 수술을 받으면서 기적적으로 살아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외래진료를 받아야할 정도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진씨는 "한순간에 바뀌어버린 건강 때문에 제가 꾸어왔던 미래와 꿈들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식받은 폐의 유효기간은 생각보다 짧다"고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진씨는 "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며 워터파크 방문 시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워터파크 측은 인사이트 취재진에 "한 해 3천만 명이 워터파크를 방문하는데 그중 한 명인 특수한 케이스다"며 "게다가 당시 피해 접수된 내용이 없어 명확한 인과관계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질관리를 위한 화학물질은 법적인 기준에 맞춰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