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현대자동차 본사에 또 다시 '파란 박스' 파도가 몰아쳤다.
세타2 엔진 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4개월 만에 다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지난 25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를 상대로 2차 압수수색을 벌였다.
품질본부 및 재경본부 등에 들이닥친 수사관은 관련 증거를 확보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월 현대차 본사를 비롯해 남양연구소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뒤 수사를 이어왔다.
이번 2차 압수수색은 앞서 추진한 수사에서 관련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세타2 엔진 결함을 알고 있으면서도 당국의 조사가 있을 때까지 숨긴 채 리콜 등 적절한 사후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앞서 현대차는 2015년 미국에서 세타2 엔진을 얹은 47만 대를 상대로 리콜을 실시했다.
소음과 진동 증가는 물론, 주행 중 시동 꺼짐,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리콜 이후 국내 소비자들이 세타2 엔진 결함을 주장하자 현대차는 "해당 결함이 미국 공장에 국한된 문제"라며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엔진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국토교통부 조사결과 발표가 임박하자 2017년 4월에서야 그랜저HG·YF쏘나타·K5·K7 등 17만대를 리콜했다.
현대·기아차 압수수색과 더불어 관련자들도 소환조사됐다. 이달 5일과 12일에는 신종운 전 현대·기아차 품질 총괄 부회장(67)이 리콜 결정에 대해 수사를 받았다.
한편, 검찰은 세타2 엔진 결함 은폐 의혹 조사와 함께 싼타페 조수석 에어백 미작동, 제네시스·에쿠스 캐니스터 결함, 아반떼·i30 진공파이프 손상 등 7건의 부품 결함 은폐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