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1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진출의 기록을 36년 만에 뛰어넘었다.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가 함께 이룬 값진 결과였다.
한국 축구의 역사가 새롭게 쓰인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다른 대표팀 선수들보다도 2살이나 어린 나이이지만 그는 경기에서 중원을 장악하며 매 경기 대표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가 골든볼을 탈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그동안 한국 축구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장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앞으로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할 이강인의 장점 10가지를 분석해봤다.
뛰어난 패싱 능력
이강인은 모든 종류의 패스에서 뛰어난 감각을 드러내고 있다. 낮고 빠른 패스에서부터 긴 로빙 패스까지 정확하게 연결된다.
축구에서 패스의 정확도는 매우 중요하다.
매 경기 수비 사이로 정확하게 연결되는 그의 패스는 지난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요 득점으로 연결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마르세유 턴
이강인이 경기 중에 마르세유 턴을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마르세유 턴뿐만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모든 터닝 동작이 뛰어나다.
이러한 터닝 동작은 상대 선수들의 타이밍을 쉽게 빼앗는다.
이강인이 수비수 2~3명에 둘러싸인 상태에서도 쉽게 벗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빠른 슈팅 타이밍과 정확도
이강인은 이번 대회 여러 번의 중거리 슈팅을 선보였다. 그의 중거리 슈팅은 유소년 시절부터 그의 타고난 무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슈팅 타이밍이 빨라 수비수들이 쉽게 예측하기 힘들고 골대로 향하는 공의 방향 또한 정확하다.
이러한 이강인의 슈팅은 수비진과 골키퍼에게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잠깐잠깐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살피는 능력
tvN의 다큐멘터리 '손세이셔널'에서 손흥민이 공을 받은 뒤 고개를 살짝 돌려 주변을 살피는 연습을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수시로 고개를 돌리면서 보이지 않는 곳의 선수들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강인도 공을 받기 전 주변을 살피는 동작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상대 수비수의 위치는 물론 패스를 줄 곳과 자신의 진행 방향을 미리 파악해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빠른 방향 전환
이강인의 방향 전환은 매우 빠르다. 카메라가 정신을 못차릴 정도다.
왼발을 주로 사용하는 이강인의 드리블을 유심히 살펴보면 오른발을 빠르게 두 번 디딘 후에 왼발로 공의 진행 방향을 바꾼다.
이강인이 이 동작을 취할 때 수비수들은 쉽게 속아 넘어가고 이강인은 왼발 앞에 빈 공간을 만들게 된다.
바디페인팅
이강인은 어깨를 이용한 바디페인팅의 귀재다.
상대 선수들은 그의 어깨 움직임을 보고 스텝을 밟지만 이강인은 어깨를 흔든 뒤 수비와 반대 방향으로 진행한다.
그의 드리블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데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볼 컨트롤 능력
세계적인 축구 선수 메시는 뛰어난 볼 컨트롤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짧은 타이밍에 볼을 터치하며 공을 자유자재로 다룬다.
공과 몸의 중심이 70cm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메시를 세계 최고의 선수로 만든 이유 중 하나다.
이강인에게도 이러한 특징이 관찰된다.
쉬지 않는 움직임
이강인은 수비수가 붙지 않는 상황에서도 공을 가지고 계속해서 움직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상대 선수들의 수비를 어렵게 만든다.
제자리에서 다른 선수에게 패스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며 스스로 공간을 창출하기 때문에 수비의 입장에서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낮은 무게 중심
이강인이 키핑 능력이 뛰어난 건 뛰어난 볼 컨트롤 능력과 더불어 몸의 무게 중심이 낮기 때문이다.
몸의 무게 중심이 낮으면 상대방과의 몸싸움에서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 또한 몸 앞쪽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어 공을 보유하기가 수월하다.
강인한 멘탈
이강인은 강인한 멘탈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결승전에서 패배한 후 "뭐하러 울어요. 저는 후회 안 합니다"는 그의 말은 그가 얼마나 강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더불어 그는 이번 대표팀에서 가장 어린 나이었지만 '막내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고스란히 펼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