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킹' 이강인은 준우승을 했음에도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받았다.
24개 팀 23명의 선수들 총 552명 중 가장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인 선수로 이강인이 선정된 것이다.
보는 사람들은 다소 의아할 수 있었다. 보통 최우수 선수는 우승팀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들려오는 바에 의하면 대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결승이 치러지기 전 이강인이 골든볼로 낙점됐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애초 '4강' 후보에조차 들지 않았고, 우승후보인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 틈바구니 속에서 '광속 탈락'이 예견됐었다.
하지만 한국은 전 세계 모든 베팅업체들의 예상을 깨고 결승에 올랐다. 대회 관계자들은 한국이 이뤄낸 기적의 중심에 이강인이 있다고 봤다.
U-20 월드컵 골든볼은 개최지별로 배정된 국제축구연맹(피파, FIFA) 기술연구그룹(TSG, Technical Study Group)의 의견을 취합해 결정된다.
TSG는 각 구장마다 2명씩 배치되며 선수들의 모든 움직임과 퍼포먼스, 영향력 등을 캐치한다. 그리고 경기마다 분석 보고서를 만든다.
그리고 이들이 대회의 골든볼을 선정한다. 각 구장에 배치된 TSG들과 TSG 총 책임자가 서로 의논해 골든볼을 줄 선수를 결정한다. 어느 한 명의 주장으로는 안 되고 철저히 분석을 통해 이뤄지는 것.
결국 이강인의 골든볼 선택은 준우승팀 배려도, 아시아 마케팅도, 한국의 외교력(?)도 아닌 철저한 '실력'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원팀'으로는 대단히 훌륭하고 단단했지만, 특별히 놀라울 만큼 튀는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는 없었다는 점도 이강인의 골든볼에 무게를 실어줬다.
16일(한국 시간) 펼쳐진 결승전에서 두 골을 넣은 블라디슬라프 수프라야는 이날 처음으로 골을 넣었던 것이며, 4골을 넣었던 다닐로 시칸은 '조커'의 역할을 부여받은 경우가 많았다.
결국 7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하고, 연장전도 한차례 뛰고 총 6개(2골 4도움)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이강인이 골든볼의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2005년 대회에서 리오넬 메시가 18살로 골든볼을 수상한 뒤 14년 만에 18살 골든볼 수상자가 된 이강인. 그는 역대 두 번째로 어린 수상자다. 최연소 기록은 물론 메시가 가지고 있다.
성인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기록하고 골든볼을 받은 선수들(크루이프, 호나우두, 올리버칸, 지단, 메시, 모드리치)은 '정점'이 됐다. 비록 U-20 월드컵이지만, 이강인은 이러한 선수들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