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11사단)이 6주간 실시했던 대대급 전술집중훈련을 끝마쳤다.
이런 가운데 11사단 소속 한 병사는 "너무 길고 힘들었다"며 생생한 후기를 전했다.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1사단에서 복무하고 있는 병사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글을 통해 지난달 7군단의 주문 아래 우리 군 최초로 실시된 '6주간 전술집중훈련'의 후기를 전했다. 이 글에는 훈련 기간 동안 병사들이 겪은 갖은 고초가 잘 담겨 있다.
전술집중훈련은 주둔지를 떠나, 일정 기간 이상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는 것이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3주 정도 진행되지만, 올해는 상급 부대인 제7기동군단의 방침에 따라 유례없이 길어졌다.
A씨에 따르면 그는 4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훈련을 했다. 6주 간 주둔지를 벗어나 텐트에서 생활했으며, 식사 역시 전투식량과 '비닐 밥'으로 대충 때웠다.
생활이나 식사에서의 불편함까지는 견딜 만했다. 일교차가 커 옷을 입었다 벗기를 반복했지만,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문제는 위생이었다. 실제 전시 상황이라는 가정 아래 실시된 이 훈련은 악천후에도 일정을 진행한 탓에 위생이 매우 취약했다.
제대로 된 샤워부스 하나 마련돼 있지 않아 병사들 위생 상태는 점점 나빠져만 갔다. 훈련마다 바르는 위장크림조차 제대로 지우지 못해 얼굴에 여드름이 잔뜩 올라왔다.
훈련 기간이 길다 보니 속옷 역시 많이 갈아입지 못했다.
A씨는 "2~3주는 할 수 있었는데, 3주가 넘어가는 순간 멘탈이 박살 났다"며 "당직사관이 연등을 시켜준다고 했는데도 병사 80% 이상이 그냥 잠들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훈련이 실제 전투를 가정하고 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이미 강도 높은 훈련 기간을 무리하게 늘려 병사를 탄압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윤의철 육군 중장이 7군단 지휘관으로 부임하면서 갑작스레 예하부대의 훈련이 강화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누리꾼도 일부 있었다.
윤 중장은 앞서 병사의 체력을 증진하겠다는 일념 아래 무리하게 병사를 통제하고 탄압하고 있다는 지적을 여러 차례 받은 적 있다.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윤의철 중장을 보직에서 해임시켜 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은 8일 오전 기준 1만 3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실제로 윤 중장은 남다른 철학을 갖고 부대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맡았던 부대마다 병사 개개인의 몸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획일화된 체력단련을 요구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군인권센터가 2017년 8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소장이었던 윤 중장은 모든 장병에게 체력검정에서 특급전사 달성을 강요했으며, 미달성 시 휴가·외출·외박을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