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밤마다 자신의 생활관에 찾아와 성추행을 일삼는 선임 때문에 매일이 악몽이라는 군(軍) 병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3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숲'에는 "악몽 같은 선임이 매일 저를 심하게 괴롭힙니다"란 제목의 사연 글이 올라왔다.
공군에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A씨는 몇 달 전부터 한 선임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하고 있다.
그 선임은 A씨가 처음 해당 부대로 전입 왔을 때만 해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A씨에게 가까이 접촉했고 가벼운 터치까지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볼이나 배를 가볍게 만졌으나 갈수록 정도가 심해졌다. 몇 주 후 '엉덩이'에 손을 대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엉덩이를 그냥 터치하는 게 아닌, 움켜잡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밤에는 선임의 성희롱까지 이어졌다. 선임은 "나랑 같이 자자", "내 침대 와서 같이 놀자" 등 수위 높은 발언을 계속했다.
참다못한 A씨는 "제발 그만해달라"고 진심으로 호소했지만 선임은 멈추는가 싶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A씨를 괴롭혔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A씨가 자고 있을 때 그의 침대로 와 강제로 입맞춤을 하고 달아나기까지 했다.
A씨의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그는 "선임이 전역할 때가 얼마 남지 않아 그저 꿋꿋이 버티고 있다"며 "신고하고 싶어도 증거조차 남기지 않을 정도로 치밀해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최근 들어 이같은 군대 내 성추행 사건이 갈수록 느는 추세다. 지난달 16일 군인권센터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군대 내 성 관련 상담 건수는 일 년 사이 2.3배 늘어났다.
지난해 발생한 성추행 사례는 1238건으로 전년 대비 19%나 증가했다.
이러한 군 성범죄 근절을 위해 국방부는 국방여성가족정책과에 3명의 전담인력을 보강했으며 향후 '성폭력 예방‧대응과' 신설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영창 제도까지 사라진 상황에서, 군기 교육과 감봉만으로 이러한 군대 내 범죄를 줄여나갈 수 있냐는 우려의 반응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