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수 기용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소신을 드러냈다.
10일 오전 벤투 감독은 이란과의 A매치를 앞두고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은 단순히 선수 개개인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그간의 비판에 대해 작정한 듯 긴 답변을 내놨다. 그는 선수단의 폭넓은 기용과 관련해 매우 단호한 입장이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는 훈련을 통해 스스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팀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불필요하게 기용하는 일은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우리도 국제축구연맹(FIFA)이 매기는 랭킹을 신경 써야 한다. A매치 한 경기 한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교체는 필요에 따라 지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험을 하더라도 원칙이 있다"며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더라도 원칙이라는 틀 안에서 경기를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주로 선수의 무엇을 보고 선발 명단을 짜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상세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포지션과 상관없이 기술력이 뛰어난 선수, 패스 능력이 좋은 선수, 문전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 공을 빼앗겼을 때 바로 압박을 하는 정신력을 가진 선수"라고 말했다.
앞서 벤투 감독은 지난 호주전에서 교체 카드를 단 3장만 활용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오는 9월 월드컵 예선을 앞둔 가운데 실험 정신이 너무 없다는 지적이었다.
평가전은 최대 6장의 교체 카드를 활용하면 'A매치'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왜 최대한 선수들을 활용하지 않느냐는 것.
아직 소속팀의 관리가 필요한 어린 선수를 출전도 안 시키는 A매치 때마다 불러 성장의 흐름을 끊게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축구대표팀 출신 이천수도 "기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차출 역시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선수 선발 및 기용은 어디까지나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벤투가 보여주는 결과가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고 하더라도 권한을 빼앗는 정도의 비판 대신 건강한 지적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