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해 버린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을 사형시켜 달라는 피해자 가족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불쌍한 우리 형님을 찾아주시고, 살인범 고유정의 사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이 게시됐다.

자신을 피해자 강모씨의 가족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살아 돌아올 것이라 믿었지만 결과는 저희가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 더 참혹하고 참담했다"며 "이제는 죽음을 넘어 온전한 시신을 수습할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생전 강씨와 고유정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뉴스1

청원인에 따르면 강씨의 결혼 생활은 지옥과 같은 고통의 나날이었다.

강씨는 아들 걱정에 수차례 망설이다 힘겹게 이혼을 결정했으며 이혼 후에도 대학원 연구수당과 아르바이트를 하며 양육비를 보내는 성실한 아버지였다.

양육권이 고유정에게 넘어가고 난 뒤에도 강씨는 항상 아들을 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고유정은 이혼 과정에 약속했던 아이의 면접 의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최근 강씨가 아들을 보기 위해 가사소송을 신청했다.

재판을 통해 강씨는 드디어 아들을 볼 수 있게 됐고 그날이 바로 강씨가 처참히 살해된 25일이었다.

뉴스1

청원인은 "그리워하던 아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서 영원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았다"며 "아직도 당일 블랙박스 영상에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노래하던 형님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아들을 만나러 가는 설렘이 유가족의 절규와 통곡으로 돌아왔다"고 적었다.

아울러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가족의 고통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사건 발생 이후로 편히 잠을 이뤄본 적이 없다. 배조차 고프지 않다"며 "형님의 시신을 찾고자 온종일 사건 발생지역과 하천과 수풀을 헤치며 버텨왔다. 범인이 잡히면 숨쉴 수 있을까 했다. 생사를 확인하면 이 고통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시신조차 찾지 못한 지금 매일 하늘을 보며 절규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청원인은 "사형을 원한다. 무기징역도 가볍다. 성실히 납부하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쌀 한 톨도 제공할 수 없다. 그녀에게 엄벌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인명 경시 풍조가 만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스1

이어 "부디 법정 최고형 선고로 대한민국의 법이 가해자의 편이 아닌 피해자의 편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고유정의 실명을 거론한 것이 청와대 국민청원 요건에 위배돼 일부 수정됐으며 8일 오전 10시 기준 3만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경찰은 지난 5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고유정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지만 고유정은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렸다.

하지만 그로부터 이틀 뒤, 7일 오후 4시경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수사를 받기 위해 형사과 내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고유정의 얼굴이 노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