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연인 사이에도 각자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각자의 시간과 공간을 가지고 혼자임을 즐길 수 있다면 연인에게 너무 의존하지 않을 수 있어 더 '건강하게'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아름다운 이론일 뿐. 머릿속으로는 이해하지만 실제로 닥쳤을 때는 또 다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일주일에 한 번씩 외로움을 느낀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22살의 여대생 A씨는 두 살 많은 같은 과 선배와 300일이 조금 넘게 예쁜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A씨는 남자친구 B씨의 한 가지 부탁으로 큰 고민이 생겼다.
B씨의 부탁은 바로 "일주일에 한 번씩은 연락을 끊고 지내자"는 것이었다.
몇 달 전, 데이트 도중 B씨는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은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A씨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아무 연락도 안 하고 여유롭게 혼자 재충전을 하는 '힐링 타임'이 필요하대. 우리도 한번 해보면 어떨까?"
A씨의 눈치를 보던 B씨는 다급하게 "너도 너만의 휴식 시간을 갖고 나는 나대로 휴식하고 너무 좋잖아"라고 덧붙였다.
그 모습에 마지못해 동의한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매주 하루씩 '힐링 타임'을 가지기로 했다.
하지만 얼마 뒤 그 선택을 후회하고 말았다.
A씨는 B씨와 학년도, 시간표도 달라 학교에서도 마주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종일 연락을 안 하니 외로움에 몸부림치게 됐다.
친구들과도 자주 연락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거의 종일 B씨와 연락을 하곤 했던 A씨는 힐링을 하는 날에는 B씨와도 연락을 할 수 없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기분이 들었다.
또 '남자친구가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혹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재충전이고 뭐고 핑계 아냐?' 등 온갖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답답함에 평소 친하게 지내던 과 선배이자 남자친구 B씨의 친구에게 연락을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자신도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남자친구는 '힐링 타임'에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연락을 하지 않았다.
물론 하루가 지나면 연락도 하고 데이트도 했지만 이미 A씨는 남자친구의 '힐링 타임'이 싫어졌다.
매주 돌아오는 '힐링 타임'에 완전히 질려버린 A씨는 누리꾼들에게 "남자친구가 딴짓을 안 하는 것은 확실한 것 같은데 연락이 안 되는 그 하루 동안 저는 사는게 아닌 것 같아요. 이런 남자친구를 제가 이해해줘야 하는 건가요?"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서로를 신뢰한다면 각자의 시간을 갖는 것은 관계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남자친구가 현명한 것 같다", "매일 보면 서로 지겹게 되지 않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힐링 타임'을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반면 "건강한 연인관계를 위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한쪽이 원치 않는다면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꽤 있었다.
누리꾼들의 의견처럼 '힐링 타임'에도 남자친구에게 너무 의존하기 보다는 다양한 취미를 즐기거나 자기개발을 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서로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