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수)

"편의점서 구경만 하고 나갔다고 '출입금지+신고'한다는데, 제가 잘못했나요?"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저는 밤 12시쯤 거의 매일 편의점을 찾아가요.


학교에서 귀가하는 길에 가기도 하고, 집에 있다가 야식이 먹고 싶어 가기도 하죠.


갈 때마다 '무조건' 물건을 사는 건 아니에요. 막상 가면 입맛이 떨어질 때도 있고 원하던 게 없어서 그냥 나올 때도 있죠.


늘 그렇듯이 어제도 밤 12시쯤 귀가하는 길에 편의점을 들렀어요. 그런데 그곳에 있던 어느 음식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나왔죠.


그런데 별안간 편의점 사장님이 이상한 소리를 하더라고요. "너, 다시는 우리 편의점에 오지마"라고 하는 거예요. 황당해서 집으로 가다 다시 들어갔더니 사장님이 이러더군요.


"한 번만 더 오면 '영업방해'로 신고할 거야!"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위 사연은 오늘(3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 중 일부다.


해당 사연을 전한 A씨는 자주 편의점을 가고는 했다. 그곳에서 끼니를 때울 도시락을 사거나 여러 간식을 샀다.


쭉 들러보다 당기는 게 없으면 그냥 나가는 때도 있었다. 대략 편의점에 있는 시간은 5분 정도. 냉동고를 뒤적거리거나 삼각김밥·과자 코너를 돌며 살짝 만지기도 했다.


손님이 없는 시간대라 아무 부담 없이 가게를 둘러보고는 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그런데 어젯밤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편의점 사장님에게 이제 그만 오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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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은 A씨에게 "매일 밤 들어와서는 물건도 안 사고 그냥 나가는 거 보는 게 너무 스트레스야"라고 말했다. 항의하는 A씨에게 다시 한 번 "영업방해로 신고할 거야. 당장 안 나가면 경찰 부른다"고 소리쳤다.


아내분도 "다른 사람은 뭐라도 하나 사 가는데 학생은 그냥 가잖아. 근처에 다른 편의점 가"라고 말하니 A씨는 그곳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억울한 마음이 가득해진 A씨는 "제가 습관적으로 들른 건 인정하는데, 결코 얌체처럼 들어가 구경만 하고 나오지 않았다"면서 "그냥 나오는 게 눈치 보여 아무거나 산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어 "제가 정말 잘못한 것인지 모르겠다. 영업방해로 신고당할 수준이 맞냐"고 누리꾼들에게 호소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기본적인 소비자의 권리를 행사한 거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A씨의 행동은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원하는 게 없어서 필요 없는 것, 마음에 안 드는 물건을 사야 한다면 그 누구도 가지 않게 될 거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반면 사장 혹은 알바생의 입장으로 볼 때 굉장히 성가신 고객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도 많았다.


한번 오면 계속 집중해야 하는데 그냥 가면 힘이 빠지게 된다는 것. 그리고 한 번도 아니고 너무 자주 그러면 결국 쌓이게 되고, 위 사연 속 사장님도 쌓인 게 폭발한 거라고 누리꾼들은 입을 모았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