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한여름의 뜨거운 무더위와 같이 불타올랐던 사랑도 언젠가는 점점 불빛을 잃고 차갑게 꺼져 종말을 맞는다.
누구나 이별 후에는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슬픔과 아픔 그리고 원망과 분노마저 느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지나간 사랑은 재를 남기고 그 재는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밑거름이 된다.
오래 전 한 시인도 담담하게 이런 자신의 이별 경험을 써내려갔다.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나는 배웠다.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
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이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그는 사랑했던 누군가와 아픈 헤어짐을 겪으며 자신이 배운 점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사랑은 강요할 수 없다는 것, 때로는 함께지만 외로운 사랑을 할 수도 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신뢰는 그리 단단하지 않다는 것 등을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함을 나는 배웠다.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나에게는 분노할 권리가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음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 해서
내 전부를 다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나는 배웠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과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시 '나는 배웠다'는 1858년 태어나 1916년 숨을 거둔 프랑스의 군인, 성직자 그리고 탐험가이기도 한 '샤를 드 푸코'가 썼다는 말도 있고, 시인 '오마르 워싱턴'이 썼다는 이야기도 있다.
확실한 저자를 알 수는 없지만 오래전 그들도 지금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싸우고, 아픈 이별을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떠한 깨달음도 얻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시를 끝맺었다.
나는 배웠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 그 모두를...
사랑의 경험으로 배움을 얻은 그의 작품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