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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공식 분류된 가운데,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게임 중독으로 인한 군 면제가 새로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스위스에서 열린 총회에서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11)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WHO가 제시한 게임 중독의 정의는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한다', '다른 관심사나 일상생활보다 게임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이로 인해 삶에 문제가 생겨도 게임을 중단하지 못하는 증상이 12개월 이상 지속된다'이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2022년 1월부터 발효되며 하나의 권고안이기 때문에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규정할지에 대해서는 개별 국가에서 정하게 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게임 중독의 질병화를 두고 국내 의료계와 게임업계 및 정부 부처, 국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논란이 일고 있다.

그중 하나가 게임 중독과 군 면제에 관한 이야기다. 

실제로 한 누리꾼은 게임 중독을 질병 코드에 포함했다는 것에 대해 "게임 중독 요건 채우러 다시 스팀 깔아야겠다. 군 면제받게"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들도 "게임 중독 다 같이 활용하자", "신의 아들 되기 쉬워졌네", "게임에서 군인 놀이하면 군대 안 가도 되겠다"라며 WHO의 결정을 비꼬았다.  

병역판정검사 / 뉴스1

게임 중독과 관련한 군 면제 논란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만약 입대를 앞둔 남성의 10%가 게임 과몰입을 이유로 군 면제를 신청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며 "병역 기피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 과몰입을 이유로 1만 명이 군대에 못 간다고 하면 징병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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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병무청은 지난 2011년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인정해 복무부적합자를 가려내려 했던 바 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부적합자 소집해제 처리 규정 3조 1항에서 '게임 중독으로 6개월 이상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서 정상적인 직무수행이 곤란한 사람'을 복무부적합자로 규정했었다. 

그러나 관련 규정이 만들어진 후 단 한 명도 게임 중독으로 인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지 않았다.

이후 실효성 문제와 게임 중독을 판정하는 명확한 기준의 부재로 지난 2015년 게임 중독을 복무부적합자 소집해제 처리 규정에서 삭제했다.

게임 중독을 다시 군 면제 사유로 넣을지 말지는 현재 논란 중인 정부 부처의 입장이 명확해진 다음에야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