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처음 보는 여성의 집 앞 현관에서 여성이 보는 가운데 대놓고 '자위'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전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고승환)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1심에서 나온 판결을 그대로 내린 것이며, 검찰 측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2018년) 5월 24일 새벽 2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거주하는 여성의 집 안 현관에서 '자위행위'를 해 검찰에 기소됐다.
당시 A씨는 귀가 중이던 여성의 뒤를 따라갔고, "위층에 사는데 화장실이 급하다"는 핑계를 대며 집으로 들어갔다.
여성은 화장실에서 나온 A씨에게 "다 사용했으면 어서 돌아가라"고 말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A씨는 현관에서 갑자기 자위행위를 했다.
검찰은 이에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집 안이었던 만큼 공연 음란행위는 아니라고 봤다. 또 여성이 A씨의 부탁을 받고 스스로 집에 들였기에 주거침입 혐의도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의 기소 내용을 본 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해당 사건에서 A씨가 여성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무죄가 나오자 검찰은 항소했다. A씨에게 '퇴거불응죄'를 적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도 1심 재판부의 판단과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자리에서 피해자를 보고 그저 음란행위를 한 것만으로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퇴거불응죄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