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지난달 제약업계를 뒤흔들었던 '인보사 사태'가 결국 코오롱생명과학의 '사기극'으로 마무리됐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종시 식약처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허가를 취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인보사케이주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와 다른 세포임이 확인됐고, 제출했던 자료가 허위임이 밝혀짐에 따라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했고 허가 전 추가로 확인된 주요사실을 숨기고 제출하지 않았다"며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또한 인보사를 출시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와 법인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뿐 아니라 코오롱그룹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다. 앞서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은 '혁신 신약'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이후부터 쭉 인보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이 전 회장은 19년간 직접 인보사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약 1,1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하는 등 했다. 본인의 세 자녀에 이어 '네 번째 자식'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2017년 7월 식약처로부터 인보사 판매허가 결정을 받은 코오롱생명과학은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선도할 핵심 중추로 기대를 모았다. 실제로 최근까지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출시를 목표로 임상시험이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바로 이 과정에서 주성분 중 한 개 성분인 2액 세포가 한국에서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르다는 것이 확인됐고, 수술 없이 주사만으로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을 완화시켜준다던 인보사는 결국 '허가 취소'와 '형사 고발'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맞았다.
현재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위기를 맞았으며, 코오롱그룹 역시 창사 이래 최악의 시련과 맞서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이날 식약처 발표와 관련해 아직까지 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 100여 명은 주가 하락과 관련해 이 전 회장에 대해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을 제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까지 코오롱티슈진의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사내이사 회장직을 맡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웅열 전 회장이 현재 경영에서 물러나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코오롱그룹이 최대주주이자 인보사 개발의 총책임자다"라며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이렇다 할 언급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