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수)

'게임중독=질병' 분류되면 게임산업 매년 '3조원' 매출 줄어든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를 질병으로 분류한 가운데 국내 게임업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한껏 높이고 있다.


업계의 보고에 따르면 게임중독이 국내에도 질병 코드화될 경우 국내 게임 시장의 매출 손실액만 최대 3조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5일 국내 게임학회·협회 등 88개 단체로 이뤄진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공대위)는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지정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앞서 이날(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제72차 WHO 총회에서는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도 WHO의 정책에 함께 하겠다는 방침을 드러냄에 따라 공대위에서는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들은 "질병코드 지정은 UN 아동권리협약 31조에 명시된 문화적, 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라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또, "4차산업혁명 시대 가장 중요한 게임과 콘텐츠 산업 뿌리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관련 규제가 도입될 것을 우려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등 다수 게임업계 또한 WHO의 이러한 결정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 관계자는 "WHO의 진단기준은 중독의 핵심적인 증상인 내성, 금단증상 등을 제거해 포괄적으로 게임 장애를 설명한다"며 "게임이 질환을 일으킨다는 인과가 규정되지도 않았고, 예상되는 부작용 등에 대한 연구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게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심화되고 관련 규제가 강화될 경우 예상되는 매출액 감소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지난해 서울대 산업공학과 이덕주 교수 연구팀이 제출한 '게임 과몰입 정책변화에 따른 게임산업의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 의하면 게임중독이 질병 코드화되면 게임 시장 매출 축소 규모는 수 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팀 조사 결과 국내 매출 손실은 오는 2023년 1조 819억원, 2024년 2조 1,259억원 그리고 2025년에는 3조 1,37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지만 당장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각 회원국이 준비할 수 있게 유예기간을 두고 2022년부터 발효된다.


국내에서는 게임중독이 공식 질병으로 분류되기까지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