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각자의 방법으로 무더위를 피하고 있는 요즘, 간단하게 그리고 빠르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준비물은 단 세 가지다. 침대,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아래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들은 보통 책과 다르다. 표지를 넘기는 순간 끝까지 보게 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인 만큼 한줄 한줄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 읽다 보면 어느새 더위가 싹 물러가 있을 것이다.
'추리소설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포함해 7권의 책을 추천한다.
무더운 오후 침대에 누워 커피 한 잔과 함께 추리 소설을 읽어보자.
1. 가면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가면산장 살인사건'은 외딴 산장에 모인 여덟 명의 남녀와 한밤중 침입한 2인조 은행 강도범의 인질극을 그린다.
인질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탈출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실패로 끝난다. 끊임없이 탈출하려는 인질과 그들을 막으려는 강도.
두 집단 사이에서 숨 막히는 줄다리가 펼쳐지던 중 인질 한 사람이 등에 칼이 꽂혀 사망한 채로 발견된다.
정황으로 미루어 범인은 강도가 아닌 인질 중 한 사람. 7명의 인질은 서로에 대한 의심으로 패닉에 빠져 추리를 시작하게 된다.
이 작품은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과 예상치 못한 대반전 그리고 완벽한 전개로 많은 '추리소설 덕후'의 원픽을 받고 있다.
2. 봉제인형 살인사건 - 다니엘 콜
'봉제인형 살인사건'은 런던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발견된 시신 한 구를 두고 비밀을 파헤쳐 나가며 시작된다.
발견된 시신은 각 신체 부위를 6명의 서로 다른 사람에게서 가져와 커다란 바늘로 한 땀 한 땀 꿰맨 상태.
여섯 명의 희생자가 누구인지, 그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어떠한 단서도 없어 수사가 미궁에 빠질 위기에 처했다.
그때 담당 형사에게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된다. 이 편지에는 또 다른 여섯 명의 이름과 날짜가 적혀있다.
'봉제인형 살인사건'은 신체의 여섯 부위를 바늘과 실로 꿰매 이어 붙인 잔인한 살인사건을 다루면서도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또한 생동감 있는 묘사와 입체적인 캐릭터, 그리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구성으로 강한 흡입력을 자랑한다.
3.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넬레 노이하우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독일의 작은 마을 타우누스를 배경으로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토비아스는 2명의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 시체를 은닉했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들어간다.
10년 형기를 채우고 출소한 그는 자신이 정말 살인을 했는지, 억울하게 누명을 썼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마을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토비아스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죽은 여자친구를 닮은 소녀 아멜리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멜리가 사라져 버렸다. 이 실종 사건 해결을 위해 베테랑 형사 보덴슈타인과 여형사 피아가 파견되면서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펼쳐진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소설 속 작은 마을을 통해 우리 사회 전반에 팽배해있는 인간 내면의 추악한 본성을 보여준다.
읽다 보면 등장인물을 모조리 의심하게 되는 묘미(?)를 즐길 수 있다.
4.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 박연선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는 15년 전 아홉모랑이 마을에서 벌어진 네 소녀 실종 사건을 다룬다.
당시 최장수 노인의 99번째 생일을 맞아 온 마을 어른들의 온천 관광을 떠난다.
그사이 텅 비어버린 마을에서 나이도 학교도 출신 성분도 다른 네 명의 소녀가 한꺼번에 사라진다.
경찰도 과학수사대 심지어 무당까지 이들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한 채 전대미문 사건으로 남게 된다.
이후 서울에서 내려온 4차원 백수 강무순의 '탐정 놀이'로 15년 만에 이 사건이 다시 세상에 나온다.
과연 놀이로 시작한 사건 수사를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이 책은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소재이지만 첫 문장에서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단숨에 읽게 만들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5. 7년의 밤 - 정유정
7년의 밤은 세령호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현수와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살아가는 아들 서원의 이야기를 그린다.
친척 집을 전전하다 모두에게 버려진 서원은 아빠의 부하직원이던 소설가 승환과 겨우 정착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 현수의 사형 확정 소식이 날아들고 서원은 세간의 눈을 피해 승환과 떠돌이 생활을 하며 잠수를 배우며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그 후 서원과 승환은 사고를 당한 청년들을 구조하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세간의 관심을 다시 받게 된 서원.
서원은 발신자 불명의 상자를 받게 되고, 그 속에서 승환이 쓴 것으로 보이는 7년 전의 세령호의 재앙을 담은 소설을 접하게 된다.
'7년의 밤'은 지난 2018년 영화로 만들었을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갖추고 있다.
영화를 봤더라도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도서다.
6.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애거사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인디언 섬이라는 무인도에 여덟 명의 남녀가 정체불명의 사람에게 초대를 받으며 시작된다.
이 섬에 도착한 사람들은 자신들을 초대한 사람은 만날 수 없었고 하인 부부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모인 10명의 사람들은 차례로 죽어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사람 한 명이 죽을 때마다 식탁 위에 있는 인디언 인형 한 개도 함께 사라진다.
결국 무인도에 갇힌 열 명의 사람들은 인디언 동요의 가사에 맞춰 모두 죽고 만다.
인디언 섬에는 이들 열 명 외엔 아무도 없는 상황. 범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이 책은 많은 추리소설 덕후들이 'n회차'를 찍었을 정도로 '추리소설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읽을수록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어떤 땐 섬뜩함에 벽을 멍하니 보기도 할 정도.
그래서일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출간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미스터리 소설이다.
7. 고백 - 미나토 가나에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어린 딸을 잃은 여교사 유코는 봄방학을 앞둔 종업식 날 학생들 앞에서 충격적인 고백을 하게 된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은 바로 우리 반에 있습니다"
열세 살 학생들이 벌인 계획적인 살인사건을 알게 된 유코는 범인들에게 가혹한 복수를 실행한다.
'고백'은 한 사건을 중심으로 관계된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가 그들의 삶을 바꾸어가는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한다.
희생자의 가족, 가해자, 가해자의 가족, 주변 사람들 등 마음 깊숙한 곳을 들여다본다.
이 책은 '글로 읽어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충격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흡입력이 강하다.
또 '사이코패스란 이런 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어 추리소설을 싫어하는 사람도 곧 빠져들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