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3년 만났는데, 다른 여자랑 양다리더라고요…"
남자 친구의 휴대폰에서 낯선 여자와 주고받은 문자를 발견한 여성.
자신이 모르는 사이 다정하게 안부를 묻고 서로만의 애칭까지 지어 부르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에 두 손이 덜덜 떨렸다.
여성은 싸늘하게 식은 표정으로 자리를 비운 남자친구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부디 그가 자신을 이해시킬 만한 변명을 해주길 바라면서.
대개 이런 경우와 같이 한 번 신뢰가 금 간 관계는 다시 회복되기 상당히 어렵다.
무엇보다 당사자는 이미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만큼 바람피운 상대와 빠르게 '손절' 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혹자는 말한다.
그런데 자신이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헤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대체 왜 그런 걸까?
이와 관련해 최근 온라인 미디어 러브 매터스는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이 연애 감정에 적용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스톡홀롬 증후군은 범죄심리학 용어로, 공포심으로 인해 극한 상황을 만든 대상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지난 1973년 8월 스톡홀름 노르말름스토리의 크레디트반켄 은행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했는데, 인질들이 강도들과 애착 관계를 형성했던 내용에서 기초한 용어다.
당시 인질들은 목숨을 지키기 위해 증오와 분노 같은 감정을 무시하며 억눌렀고, 강도들의 폭력적 행동을 합리화했다.
이후 인질들은 법정에서 자신들을 위험에 빠트렸던 강도들을 옹호하기까지 했다.
심리학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연애 감정 안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상대방의 '바람'을 인정하는 순간 그 사람과 만나온 모든 시간이 부정되는 느낌, 즉 자아가 죽어버릴 것 같은 고통에 과거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 상황을 미화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잘못을 저지른 상대방 말고는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서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한 번 상처를 준 상대는 또 똑같은 일로 당신을 가슴 아프게 할 확률이 높다는 것.
옆에 있는 그 사람과 만나 정말 행복한가. 답은 이미 당신이 잘 알고 있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