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20대 연애는 '호구'의 연애였다.
마냥 좋아하는 마음만큼 주는 게 사랑이라 여겼던 시절, 상대가 나와 같지 않음을 확인하며 상처받아도 '주는 사랑'이 진짜 사랑이라 믿었다.
그렇게 '나쁜 남자'만 골라 만나, 주기만 했던 사랑에 지쳐갈때쯤 A씨에게 진짜 사랑이 나타났다.
속된 말로 '찐따'같은 모습이 첫인상이었지만, 재거나 계산하지 않고 줄 수 있는 만큼 주고 또 부족하면 부족하다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의 덩치만큼 큰 인형을 낑낑거리며 들고와 선물하기도 하고 돈이 없어 싼 와인을 샀다며 멋쩍게 웃는 진솔하고 따듯한 모습에 A씨는 사랑을 느끼게 됐다.
무엇보다 자신이 잘 할수록 '호구'잡히던 이전의 연애와는 확연히 달랐다.
무언가를 주면 그는 감사해하며 그 마음을 두 배, 세 배로 되돌려줬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잘해주는 그를 보면서 A씨는 '언제까지 이렇게 잘해주나 보자'하며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
한편 B씨는 20대 당시 돈도 없었고 돈이 없으면 연애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소심한 남자였다.
어느날 우연히 길에서 A씨를 마주친 B씨는 거짓말처럼 첫눈에 반했다.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엄청난 용기를 끄집어내 말을 걸었다.
그렇게 한 번의 용기를 낸 덕택에 A씨를 잡게 된 B씨는 돈 없이도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많은 것을 주지 않아도 행복해하는 A씨를 보며 평생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B씨는 결국 프러포즈했고 결혼에 성공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A씨 부부는 그때처럼 지금도 항상 고맙다는 말을 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A씨 부부의 연애스토리는 지난 21일 만화가 이준영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부모님의 실제 연애스토리를 각색한 것이다.
주는 사랑에 지쳤던 여자와 돈 없이 연애는 사치라 느꼈던 한 남자. 이 둘이 만나 가진 것 없어도 함께함으로서 행복할 수 있다고 증명해 낸 훈훈한 이야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