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뉴 롯데'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애착을 보이던 그룹 내 알짜 금융계열사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시장에 내놓은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롯데그룹의 알짜 계열사가 시장에 매물로 등장하자 하나금융지주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특히 하나금융이 인수의지를 강력히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그룹의 약체로 꼽히는 하나카드가 카드업계 자산 기준 3위에 등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수익 비중이 낮은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겠다고 한 만큼 하나금융은 증자 없이 1조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며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MBK파트너스가 우리금융지주와 연합을 했음에도 말이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했던가. 유력 후보로 점쳐지던 하나금융을 제치고 뒤늦게 참여한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변수가 발생해 결국 MBK파트너스로 변경됐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사실상 두 번이나 밀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밀린 게 아니"라며 "인수 조건 검토 끝에 인수 의향을 관철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우리은행 및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을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앤컴퍼니가 KT와 한 인수합병 거래로 검찰에 고발당하면서 롯데그룹이 매각 대상을 교체한 것.
롯데지주는 "현재 보유 중인 롯데카드 지분 93.78% 중 경영권을 포함한 투자지분 매각과 관련해 한앤컴퍼니를 이달 3일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지난 13일에 배타적 우선협상기간이 만료했다"며 "당사는 21일 매각과 관련해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하나금융과 함께 한앤컴퍼니에 밀려 고배를 마신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셈이다.
롯데카드 지분은 MBK파트너스가 60%, 우리은행이 20%를 인수한다. 나머지 20%는 롯데그룹이 보유하는 구조로 매각이 진행될 예정이다.
3대주주가 될 롯데그룹은 이사회 의석 1석을 확보, 경영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롯데지주는 "구체적인 협상 조건에 대해서는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한 뒤 구체적인 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공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