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소방서 제공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달리는 고속철도(KTX)에 타고 있던 여성 승객이 창문을 깨고 뛰어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문제의 승객은 천운이 따라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열차를 지연시킨 데 대한 책임으로 수천만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물어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10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45분께 오송역과 공주역 사이를 달리는 KTX에서 승객 A씨(32)가 "더 살고 싶지 않다"며 열차에 비치된 비상망치를 사용해 유리창을 깨고 뛰어내렸다.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당시 열차는 시속 170km의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평균 시속이 300km를 넘는 KTX지만 공주역 부근에 다다르면서 속도를 줄여 운행한 것이다.

덕분에 A씨는 열차 아래로 빨려 들어가지 않고 선로 밖으로 날아가 큰 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장면을 목격한 다른 승객의 빠른 신고 역시 A씨를 살리는 데 일조했다.

이후 A씨는 충남 공주시 계룡면의 한 터널 중간지점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문제는 A씨가 코레일 측에 변제해야 할 배상금이다. A씨의 행동으로 이날 호남선 KTX 12대가 최대 1시간 24분쯤 지연됐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코레일의 열차 지연으로 인한 보상 규정에 따르면 코레일은 현재 20분 이상 출발이 지연된 열차 승객 1108명에게 배상금 약 2700만원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코레일은 피해 승객들에게 먼저 배상금을 지급한 뒤 A씨에게 해당 금액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A씨가 깬 유리창에 대해서도 손해 배상을 청구하겠다고도 전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관계자는 "현재 A씨가 크게 다쳐 치료 중이어서 뛰어내린 이유 등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A씨가 회복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