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20대 대학생 A씨는 얼마 전 연애를 시작했다. 남 부럽지 않은 행복한 나날이 이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연인과 사이가 깊어질수록 주변 친구들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가볍게 인사만 하는 정도의 친구들이 먼저 떠나갔고, 간간이 연락을 주고 받는 친구, 나아가 평생 함께할 줄만 알았던 '절친'까지 떠나갔다.
A씨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난 늘 똑같이 주변 사람을 대한다고 생각했는데 뭐가 문제일까'란 생각이 든 것도 잠시, 절친했던 친구 한 명에게 밤늦게 연락이 왔다.
그 친구는 차분한 목소리로 A씨에게 속마음을 털어놨다.
"너 연애 시작하고 나서 변했어"
이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의 누리꾼 사연을 재구성한 글이다.
이같은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연애만 시작하면 주변 친구, 지인들이 떠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아본 적 있는가.
지난해 옥스퍼드대 진화 심리학자 로빈 던바 교수는 이러한 사례의 원인을 연구를 통해 설명했고 "연애를 시작하면 평균 2명의 친구를 잃는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냈다.
연구진은 20대 성인 남녀 540명을 대상으로 친구 혹은 연인 관계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설문 조사를 통해 '절친'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몇 명 정도 있는지 물었다. 그 결과 남성은 평균 4~5명, 여성은 5~6명을 가지고 있었다.
이때 절친의 기준은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얼굴을 보거나, 아무 때나 연락해도 어색하지 않고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와 줄 만한 친구들을 말한다.
연구 결과 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연애'를 시작하면 보통 2명 정도의 친구와 서먹서먹해지거나 멀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 꽤 많은 사람이 연애를 시작하면 사랑에 깊게 빠져 주변 친구들에게 조금씩 소홀해진다
던바 교수는 이에 대해 "사랑에 빠지면 연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관심이 애인에게 집중돼 그전에 많은 것들을 함께 했던 다른 사람들을 보지 않게된다"고 설명했다.
행복한 연애와 사랑도 중요하지만 가끔씩 자신의 주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적절히 관계를 유지하며 주기적으로 친구의 안부를 묻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