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불볕더위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으면서 부화한 새끼 두꺼비들이 서식지로 회귀하다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
산란지에서 서식지로 돌아가는 긴 여정 동안 내리쬔 직사광선에 체내 수분을 빼앗기면서 말라죽는 것이다.
31일 환경단체 '두꺼비친구들'에 따르면 전날 오전 청주시 현도면 달계리의 한 연못에서 나와 서식지로 이동하던 새끼두꺼비 수십 마리가 연못 주변의 바위에서 말라 죽은 채 발견됐다.
지난 30일 새벽부터 오전까지 비가 내리자 본능적으로 서식지인 인근 야산으로 회귀를 시도했으나 강우량이 1㎜에 그친 것이 문제였다.
야산에 도달하기 전 내리쬔 직사광선은 새끼 두꺼비들이 감당하기 버거운 '형극'이었다.
해마다 5∼6월이면 어미 두꺼비들이 습지에 낳았던 알에서 깨어난 새끼두꺼비들이 대이동에 나선다.
목표지점은 산란하기 전 어미 두꺼비들이 서식했던 인근 야산이며 이동하는 데는 적어도 한나절이 소요된다.
짧지 않은 여정인지라 두꺼비들은 비가 오는 날을 디데이로 잡는다.
이동하는 동안 호흡하는 피부의 수분이 마르면 생명을 부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최근 비가 오는 날이 거의 없던 터에 야산 복귀를 감행할 수 없었던 새끼 두꺼비들은 지난 30일 빗방울이 떨어지자 조급한 마음에 대이동을 감행했다.
그러나 강우량이 1㎜에 불과했던 데다 곧바로 맑아진 하늘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햇살은 두꺼비들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 동안 체내 수분을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두꺼비친구들 박완희 사무처장은 "내린 비가 적어 인근 야산으로 올라가던 새끼 두꺼비들이 얼마 가지도 못한 채 집단 고사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새끼 두꺼비가 아예 자취를 감춰버린 지역도 있다.
청주의 대표적인 두꺼비 산란지인 오송읍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습지에서 최근 400여 마리의 어미 두꺼비가 산란을 마치고 인근 야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그러나 성체가 돼 서식지로 이동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 사무처장은 "때 이른 무더위와 강우량의 감소로 습지의 물이 마르면서 다 자라지 못한 올챙이들이 모두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불볕더위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셈이다.
이달 청주지역의 강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에 크게 못 미친 24.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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