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스타트 끊은 '미역 비빔면' 돌풍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농심이 쏘아 올린 '미역 비빔면' 인기에 오뚜기를 비롯해 팔도와 삼양까지 줄줄이 편승하는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비빔면의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라면 회사들이 저마다 '미역'이 들어간 비빔면을 출시하면서 새콤달콤한 미역 비빔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에서 가장 먼저 미역이 들어간 라면을 선보인 곳은 농심이다. 농심은 지난 3월 25일 '미역듬뿍 초장비빔면'을 출시했다. 이름처럼 라면에 여름철 인기 메뉴인 미역 초고추장 무침을 접목시킨 제품이다.
출시 소식이 전해지자 SNS상에서 "맛있다"는 후기가 쏟아졌다. 비빔면에 미역을 더해 먹는 레시피가 온라인상에 공유되며 확산되고 있던 시점에 출시된 점도 호평받은 요인 중 하나다.
미역 비비면 인기에 가세한 팔도·오뚜기·삼양식품
초록색 면도 눈길을 끌게 만들었다. 농심은 해당 제품 면에도 미역 분말을 넣어 맛과 향, 그리고 쫄깃함을 배가시켰다. 전남 고흥산 미역을 사용한 고명도 일품이라는 게 소비자 평이다.
농심이 출시한 '미역듬뿍 초장비빔면'이 인기를 끌어서일까. '팔도비빔면'으로 유명한 팔도도 지난달 1일 '미역 초무침면'을, 오뚜기도 지난달 16일 미역을 활용한 '미역초비빔면'을 출시했다.
여기에 삼양식품도 합세했다. 같은 달 29일 삼양식품도 비빔면에 초장 양념 소스와 완도산 미역을 듬뿍 넣은 '미역새콤비빔면' 출시 소식을 전했다. 농심이 일군 미역 비빔면 성공에 팔도와 오뚜기, 삼양식품이 편승한 꼴인 셈이다.
팔도와 오뚜기, 삼양식품이 내놓은 제품 모두 국내산 미역과 초장 양념 소스를 사용했다는 점이 농심 제품과 굉장히 흡사한 상황인 가운데 비슷한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소비자 혼동하는 경우도
제품명과 포장지만 봤을 때에는 4가지 제품 모두 굉장히 비슷해 보인다. 제품 포장지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미역과 초장이 강조된 연출 사진을 사용했으며, 제품명 또한 마찬가지다.
가격도 비슷하다. 농심과 오뚜기의 제품은 1,500원으로 가격이 동일하다. 팔도와 삼양식품은 1,4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비슷한 부분이 상당 있는 탓에 제품을 오인해서 사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농심 제품이 입소문을 탄 것을 기억하고 구매했는데 뒤늦게 살펴보니 포장지와 제품이 비슷한 타 브랜드 제품이었다는 후기도 있을 정도다.
소비자 사이에서 혼동했다는 웃지 못할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식품 업계의 관행처럼 느껴지는 '미투(Me too)'가 도를 지나친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우후죽순으로 출시된 '미역 비빔면'을 바라보는 일각의 시선
물론 후발 업체로서는 간단한 모방으로 원조업체가 일군 성공에 편승에 인기를 쉽게 뒤따라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이후에 발생한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상 비슷한 느낌의 상품이 시장에 과잉 공급되면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을 질려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원조업체는 물론 관련 상품의 인기까지 사그라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이 없던 식품업계에서 '미역'을 활용한 비빔면이 소비자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농심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과 비슷한 라면을 내놔 인기를 그대로 이어가려는 행위는 업계 전반적인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떠올려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