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3월 18일은 우리 학교의 '폐교기념일'입니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폐교기념일이 있는 대학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숭실대학교가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를 강요받자 항거의 의미로 자진 폐교한 사실이 담겨 있다. 당시 자진 폐교를 결정한 국내 대학은 숭실대가 유일하다.
숭실대의 전신이기도 한 숭실학당은 1897년 미국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의 주도 아래 평양에 세워졌다. 1905년 대학으로 승격해 '국내 최초의 대학'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숭실대는 '105인 사건' 등 항일 운동에 적극 개입하면서 일제의 탄압을 받기 시작한다. 일제는 숭실대를 숭실전문학교로 강등시키고 노골적인 탄압을 감행했다.
숭실대는 일제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굵직한 항일 활동을 이어나갔다. 수차례 일제로부터 신사참배를 하라는 강요를 받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1938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자진 폐교를 하는 식으로 끝까지 일제에 항거했다.
해방을 맞이하고 1954년 숭실대는 서울 동작구에서 본격 재개교를 했다. 16년의 공백기를 잊지 말자는 취지로 폐교기념일을 지정하고 지금껏 기념하고 있다.
숭실대에는 폐교기념일 외에도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기억하자는 취지의 상징물이 있다. 캠퍼스의 중심에 설치된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의 다섯 마리 백마상이다.
이 백마상의 중간은 뚝 끊겨 있는데, 일제강점기로 단절된 역사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숭실대는 지난 2014년 일본에 먼저 화해와 용서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를 초청해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무리야마 전 총리는 재임 중이던 1995년 8월 15일 세계 2차대전의 종전 50주년을 맞아 일제의 식민 지배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이른바 '무리야마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