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사망케 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사진과 약력이 최초로 육군 홈페이지에 게재된다.
지난 1일 국방부는 이번 주 중으로 김재규 전 중정부장의 사진과 약력을 육군 3군단 및 6사단 홈페이지에 소개하기로 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지휘관들의 사진을 관리하는 '국방장관 및 장성급 지휘관 사진 게시' 규정 등 부대관리 훈령 개정안을 마무리하는 차원이다.
개정안에는 인물에 대한 '호불호' 없이 역대 모든 지휘관의 사진을 전부 게시한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인물을 차별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육군 중장'까지 역임했지만, 10·26 사태의 원흉으로 지목돼 육군 역대 지휘관 명부에서 제외됐던 김 전 중정부장의 사진도 게시될 예정이다.
해당 사안은 최초 2년 전 육군이 먼저 검토한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전역한 예비역 장성들의 반대를 의식해 국방부에게 선택권을 넘겼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해 8월 '부대관리 훈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곧바로 시행하려 했지만, 다른 안건과 함께 처리하기로 했고 시행은 약 8개월간 유보됐다.
국방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군 일부 세력이 우리 군(軍)의 역사를 입맛에 맞게 각색하고, 편집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명백한 사실에만 근거해 기록하려는 뜻이 담겼다.
국방부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내란·외환·비리와 관련된 지휘관의 경우에는 역사자료로만 게시하는 게 허용되며 '홍보 및 예우'는 불허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는 전체적인 훈령 개정을 했을 뿐, 세부 지침은 육·해·공군에서 개별적으로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역대 지휘관의 사진은 부대 역사관 혹은 회의실 등 한 곳에만 걸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군(軍)은 원래 김 전 중정부장의 사진 게시는 물론 언급조차 꺼려 했다. 군에서는 신화 같은 존재인 박 전 대통령을 총으로 쏴 사망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전두환씨는 12·12 반란으로 실권을 잡은 즉시 '김재규 죽이기'에 들어갔고, 육군 역사 곳곳에서 그의 흔적을 지운 탓에 그동안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