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남자친구가 '피임'도 제대로 안 하고 성관계를 하려고 해 1년째 거부 중입니다"
지난달 27일, 서강대학교 대나무숲에 한 여학생이 이러한 호소글을 올리자 누리꾼들이 한심하다고 지적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
아이를 낳을 여력도, 준비도 안 돼있는 여성이 임신을 할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기에 피임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는 여성들만큼은 아니어도 남성들도 피임을 중요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피임'을 언급한 이 호소글을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글쓴이를 냉정하게 비판했다. 피임을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데도 앞다퉈 비판한 이유는 무얼까.
여성이 올린 호소를 보면 바로 납득이 된다.
해당 글을 올린 여대생 A씨는 "저는 경구피임약 부작용을 앓은 적이 있어서 남친에게 '콘돔은 물론이고 정관수술 하기 전까지는 절대 성관계 안 한다'고 못 박았다"고 말했다.
남친이 "알겠다"고 답해 A씨는 자연스럽게 수술 후 성관계를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1년째 거부하고 있다.
이유는 남친이 아직 '정관수술'을 하지 않았기 때문. A씨는 "관계 한 번 안 갖고 연애한지 1년이 다 돼가는데, 이제 슬슬 지치고 너무 화가 난다"면서 "그런 노력하나 안 하는 모습에도 정도 떨어진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간단한 정관수술도 하지 않는 남자친구를 설득하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글을 마쳤다.
누리꾼들은 이 글을 보고 작성자가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입을 모았다. 피임을 하겠다면 콘돔을 사용할 일이지 왜 '정관수술'을 해야 하냐고 지적했다.
정관수술은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를 자른 뒤 잘린 정관의 두 끝을 꿰매 정자의 이동을 차단하는 수술을 말한다.
다른 피임법보다 효과가 확실하며, 영구적으로 지속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해당 수술은 이미 아이를 낳은 남성이 더 이상의 임신을 원하지 않을 때 한다.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남성 10%가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아이를 하나만 낳은 남성이 하는 경우도 드문 것으로 전해진다.
정관복원수술이 있어 한번 한다고 되돌릴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복원도 100% 기능이 다시 돌아오는 게 아니며 설혹 복원되더라도 '불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