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못참겠다'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충남 보령시의 한 수산시장 횟집에서 5년 넘게 일한 60대 종업원에게 퇴직금 700여만원을 천 원짜리 수천장으로 바꿔 지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또 문제의 횟집은 종업원이 다른 횟집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지난 28일 KBS는 "충남 보령 대천항 수산시장의 한 횟집에서 5년 넘게 일한 손모 씨(65)가 올 초 기가 막히는 '갑질'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고용주가 "그만 나와라"고 손씨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퇴직금까지 주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KBS '못참겠다'

주 6일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며 횟집에 헌신했지만, 손씨에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손씨는 이 상황이 너무도 억울했다.

손씨는 업주에게 퇴직금만큼은 제대로 달라고 요구했다. 손씨의 요구가 계속되자 업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다 얼마 뒤 300만원을 통장에 입금했다. 법정 퇴직금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손씨는 2월 말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노동부는 손씨가 받아야 할 퇴직금은 1000만원이라고 판단했다. 업주에게 기존에 지급한 300만원을 제하고 나머지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업주는 노동부의 권고에도 손씨에게 퇴직금을 고분고분하게 지급할 마음은 없었다. 업주는 얄팍한 수를 써 손씨에게 복수했다. 바로 퇴직금을 모두 천 원짜리로 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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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 손씨는 업주에게 "퇴직금을 현금으로 뽑아놨으니 가져가라"는 얘기를 듣고 가게를 찾아갔다. 가게에 갔더니 천원짜리 수천 장이 놓여있었다.

업주는 10만 원 단위로 묶여있던 천 원 묶음의 은행 띠지까지 다 풀어놓고 "직접 세어보고 가져가라"고 말했다.

손씨가 항의하니 "내가 왜 수수료까지 들여 계좌이체를 해야 하느냐"고 되려 따져 물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손씨가 최근 같은 수산시장의 다른 횟집에 일자리를 구하자, 문제의 업주가 손씨에게 보복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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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횟집들도 함께 가세해 손씨가 시장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걸어왔다. 결국 손씨는 또 한 번 어렵게 잡은 직장에서 해고되고 말았다.

손씨의 사연이 전파를 타고 논란이 일자 결국 고용청이 나섰다.

29일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은 퇴직금 지급기한을 어긴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문제의 횟집 업주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 관계자는 "횟집 업주가 퇴직금을 늦게 지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사를 마무리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며 "A씨를 고용하지 말라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취업방해 혐의와 업무방해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