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변세영 기자 = 택시에 탄 손님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줬다가 거액이 결제되는 사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5일 MBC '뉴스데스크'는 승객에게 전화기를 도용당해 약 27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택시기사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11월 카카오택시 호출을 받고 20대 남자 손님을 태웠던 택시기사 유 모 씨는 승객에게 휴대전화를 잠시만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해당 승객은 "가진 돈이 없어 친구를 불러내겠다"고 말하며 휴대폰을 빌려 쓸 것을 요청했다. 요금을 받아야 했기에 택시기사는 휴대폰을 빌려줄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유씨는 2백만 원짜리 최신형 아이폰, 30만 원 상당의 온라인 상품권, 기기 변경에 따른 위약금까지 총 270만원에 달하는 미납 요금을 내라는 독촉 문자를 받았다.
유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수사에 돌입했고, 당시 택시 승객이었던 23살 임씨를 범인으로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유씨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택시기사용 카카오 앱에 접속해 개인정보를 몰래 훔쳐봤다.
이어 유씨가 가입한 통신사로 접속해 결제에 필요한 인증번호를 받는 방식으로 순식간에 물품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범인은 범행을 감추기 위해 그 자리에서 통신사가 보낸 결제 알림 문자를 모두 삭제하고 해당 번호를 수신 거부로 등록하는 치밀함까지 선보였다.
그렇다면 택시기사 유씨는 범죄 피해로 발생한 미납금액을 취소받을 수 있을까.
통신사 측은 "휴대전화를 빌려준 건 택시기사의 잘못이고, 온라인 거래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며 "피해를 보상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