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청년실업으로 대졸 미취업자들이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20∼34세 대졸 미취업자 1천명을 조사해 28일 발표한 '대졸 미취업 청년의 아르바이트와 생활 실태'에 따르면 응답자의 69.0%가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었다.
성별 경험은 남성이 66.9% 여성이 71.0%로, 여성 아르바이트 경험자가 더 많았다.
이들은 평균 2.7개의 아르바이트를 총 1.4년 일했다.
조사시점 당시 아르바이트 참여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23.4시간, 평균 임금은 주당 21만7천원이었다.
연령별 평균 임금은 20~24세가 주당 15만8천원, 25~29세 22만2천원, 30~34세 26만6천원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아르바이트 소득이 높아졌다. 이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20대 초반에는 '용돈 마련'(49.1%)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지만, 25~29세는 '정규직 취업이 안 되서'(33.8%)라는 응답이 많았다.
30대는 다시 '용돈 마련'(30.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정규직 취업을 포기하고 정식 취업보다 일하기 편한 아르바이트를 하는 30대 미취업자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대졸 미취업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복수응답)에서도 나타난다.
20대 대졸 미취업자의 70% 이상은 '취업'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생각했다.
하지만 30대는 취업을 꼽은 비율이 47.4%로 뚝 떨어진 반면 '경제적 문제'(52.6%)에 대한 고민은 커졌다. '인간관계'를 가장 큰 걱정거리로 든 응답자도 45.9%에 달했다.
개발원은 "미취업 청년은 나이가 들수록 취업보다는 경제적 문제 해결과 인간관계 걱정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며 "이는 장기 실업으로 인해 취업을 포기하고 사회·심리적으로 위축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30대 이후까지 대졸 청년의 미취업이 지속하면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삼포세대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을 위한 맞춤형 고용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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