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소방관 국가직화와 관련한 청원이 4일 만에 20만 명을 돌파한 후 24일 오후 1시 기준 27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그런데 이를 논의하기 위해 진행된 국회 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이채익 행정안전위원회 간사가 격하게 항의하면서 법안 처리가 미뤄지게 됐다.
지난 23일 오전 10시 15분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논의하기 위해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하는 등 과반수가 참석하지 않아 개의가 지체됐다. 결국 오전 11시 16분께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모두 참석하자 회의가 시작됐다.
홍익표 소위원장은 "행안위 법안소위는 법안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월 2회로 정례화하자는 것이 권은희 바른미래당의원의 제안이었고, 자유한국당 이채익 행안위 간사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인사청문회, 패스트트랙 관련 부분에서 한국당이 의사 일정에 협의하지 않아 위원장의 권한으로 안건을 상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가 끝나갈 무렵, 갑자기 이채익 간사가 등장했다. 그는 "이거 뭐요! 여기 뭐 하는 거요!"하며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
그러면서 이채익 간사는 소방청장에게 "소방청장! 빨리, 빨리 나가요!" 하며 버럭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어 그는 "합의 없이 회의하지 말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홍 소위원장이 "위원장 권한으로 진행했다"고 하자, 이채익 간사는 "무슨 권한으로 회의를 해요?"라며 따져 물었다.
"법적 검토 후에 진행했다"는 위원장의 답에도 이채익 간사는 계속해서 "의사 일정 합의했느냐?"며 소리를 질렀다. 민주당은 그에게 "앉아서 법안을 심사하자"고 설득했다.
마지못해 자리에 앉은 이채익 간사는 애꿎은 소방청장에게 "왜 여당 의원 말만 듣느냐?"며 계속해서 따졌다.
자리에 있던 의원들과 위원장이 "위원장 자격으로 불렀고, 국회법 절차다"고 알려줬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의사 일정이 합의가 안 됐는데 이런 식으로 날치기 하는 데가 어딨느냐" 등의 발언을 하며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소방법이 그렇게 분초를 다투는 일이야!"하며 화를 내기도 했다.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자 홍 소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그의 행동은 같은날 유튜브 채널 'MediaVOP'를 통해 고스란히 공개됐다.
이후 민주당은 이날 오후에 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소위를 속개했지만, 한국당 행안위원들이 또다시 찾아와 항의했고 결국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에 대한 심의 없이 소위는 산회했다.
한편 홍 소위원장은 회의에서 "소방관 국가직화에 대한 법안은 지난 11월 사실상 법안 협의가 끝났고, 관련 정부 부처 간 조율도 끝이나 시행 일자만 조율하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중간에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법안을 통과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법안은 통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초 통과에 이의가 없다고 한 이채익 간사도 한국당 원내 지도부와 통화를 한 이후 통과가 안 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