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취업난과 경쟁의 심화로 인한 스트레스 탓일까. 20~30대 젊은 청년층 사이에 우울증과 '화병'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의 우울감 경험률은 처음으로 50대를 앞질렀으며, 화병 환자는 지난 6년 사이 53%나 증가했다.
지난해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선 직장인 10명 중 9명이 "화병을 경험해 봤다"고 답할 정도다.
대체로 화병은 숨이 막히거나 가슴이 답답한 느낌에서 시작된다.
이 같은 증상이 지속되면 점차 무력감을 느끼고, 나아가 심한 짜증과 욕설, 폭력, 분노 행동을 표출하게 된다.
그간 중년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고 알려진 화병이 청년들 사이에서 증가하게 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젊은 층이 취업과 직장생활, 결혼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극심하게 시달리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이들을 상담해보면 취업이나 성적 등 경쟁에 지쳐 낮아진 자존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고된 경쟁 끝에 취업을 이뤄낸 후에도 직장 내 갑질이나 괴롭힘으로 또다시 스트레스가 쌓여 버린 것이다. 퇴직을 하면 다시 지옥이 펼쳐진다는 두려움도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직장인 15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인 73.3%(1105명)가 '적대적·위협적·모욕적인 업무환경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느껴봤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분당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는 "스트레스가 심하다면 운동이나 좋아하는 여가활동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