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누리꾼들 공감하게 만든 SNS 작가의 '좋아한다'와 '사랑한다' 구별법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역도요정 김복주'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좋아하는 거랑, 사랑하는 거랑 차이가 뭘까?


참 고전적이면서도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이다.


누군가를 가슴 속에 담으면서도 지금 이 감정이 단순 호감인지, 진지한 마음인지 스스로도 헷갈려 본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을 테다.


혹자(어느 누리꾼)는 우스갯소리를 섞어 "좋아하는 건 치킨 닭 다리를 하나씩 나눠 먹는 거고, 사랑하는 건 치킨 닭 다리 두 개를 다 걔한테 주는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언어의 마술사, 작가들은 이 차이를 어떻게 구분할까.


인사이트Twitter 'seekchic_bot'


자신의 SNS에 남긴 글을 모아 에세이 '감정에 체한 밤'을 펴내며 유명해진 SNS 작가 식식은 최근 '좋아한다'와 '사랑한다'를 이렇게 구분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울렁이는 봄. 거리 곳곳이 온통 꽃이다. 식식 작가는 이에 "'좋아한다'는 표현은 꽃 한 송이 들고 머뭇거리는 느낌"이라고 정의했다.


숱한 꽃 중에 자기 눈에 가장 예뻐 보이는 것 한 송이를 골라, 그걸 건넬까 말까를 망설이는 게 좋아하는 감정이다.


'사랑한다'는 조금 다르다. 작가는 "'사랑한다'는 눈에 띄는 꽃집 앞에서마다 한참 서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보이는 꽃 한 송이 한 송이마다 그 사람을 떠올리는 게 사랑이다.


세상에 덜 예쁜 꽃, 더 예쁜 꽃은 없다. 그저 모든 꽃이 그 사람을 떠올리는 매개체가 된다. 사실 꽃이 아닌 그 무엇을 봐도 그 사람을 떠올리게 되는 것. 그게 사랑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Instagram 'hwaryeo_flower'


또 사랑은 잠깐의 생각이 아니다. 단순히 좋아할 때와는 달리, 한참을 오도카니 서 있게 만든다. 꽃집 앞에 오랫동안 서서 그 사람 생각에 허우적대게 만든다.


이내 퍼뜩 정신을 차려 걸음을 옮기다가도 다른 꽃집을 맞닥뜨리면 다시 또 한참을 서 있기를 반복이다.


사실 이미 손에는 앞선 꽃집에서 산 꽃다발이 들려 있다. 정작 본인은 자기가 꽃다발을 샀는지도 모른다. 사야지 하고 생각한 게 아니라 무의식중에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사랑에 빠지면 꽃을 줄까 말까 고민할 수 없다. 저도 모르는 새 마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기 마련이므로.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상대가 미워 꽃을 주지 않겠다 다짐해도, 그 사람을 만나면 꽃다발을 한아름 안겨주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