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수년간의 만남 끝에 연인과 결혼을 앞둔 한 여성.
최근 그녀는 남자친구의 프러포즈를 받고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씁쓸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됐다는 하소연을 전했다. 무슨 일일까.
지난 15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남자친구와 결혼 계획을 세우고 있는 한 여성의 고민 글을 소개했다.
글쓴이는 연인과 3년 열애 후 결혼을 앞둔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남자친구의 영향이 컸다. 평소 글쓴이의 말에 늘 귀 기울여 주는 것은 물론 배려가 몸에 밴 사람이었다.
또한 취미도 비슷했다. 쉬는 날이면 가까운 곳으로 캠핑 가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낮잠을 자거나 책을 읽었다.
서로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그때, 남자친구가 프러포즈했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고, 미리 준비해온 반지를 건네며 사랑을 전했다.
설렘과 긴장감이 섞여 상기된 남자친구의 얼굴까지, 그날의 프러포즈는 완벽했다.
글쓴이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소매로 훔치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둘은 결혼을 약속하게 됐다.
그런데 잠시 뒤 남자친구가 예상치 못했던 고백을 덧붙였다. 바로 이날 가져온 반지가 전 여자친구와 만날 당시 만들었던 것이라는 사실.
남자친구는 해당 반지를 전해주기 직전 전 여자친구와 이별했기 때문에 누구의 손가락에도 끼운 적 없다고 설명했다.
또 반지가 커스텀으로 제작된 것인 만큼, 환불 할 경우 수백만 원인 반지 가격 중 일부인 수십만 원만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도.
글쓴이는 잠시 머리가 멍해졌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표정으로 집에 돌아와 버렸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준 반지가 다이아몬드나 금이 아니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을 생각하며 주문했던 반지를 자신에게 끼워줬다는 게 못내 섭섭했고 왠지 분한 마음마저 들었다.
이에 그녀는 미러 측에 "남자친구가 전 여자친구에게 줄 반지를 받고 기분 나쁜 제가 속이 좁은 건가요"라는 고민을 남겼다.
그러자 수많은 누리꾼이 고민 상담을 자처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 반지를 끼고 결혼하면 매일 기분이 나쁠 것 같다", "나 역시 기분 상했을 것"이라며 글쓴이의 심경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남자친구와 상의해서 반지를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 등 대화로 갈등 상황을 풀라는 조언을 남겼다.
결혼식에서 서로 나눠 끼는 반지는 늘 상대방과 함께하겠다는 의미가 있다.
그런 만큼 다른 사람을 위해 맞춤 제작된 반지를 결혼식에서 끼고 싶어 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