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자기야 집 앞이야. 나와"
비상사태다. 남자친구가 말도 없이 갑자기 보고 싶다며 집 앞에 찾아왔다.
창문을 열어 슬쩍 내려다보니 정말로 해맑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남친의 모습이 보인다.
남자는 여자가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실제 여자들의 입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때 여자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친다. 이와 동시에 우당탕탕 급하게 나갈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여자들이 서프라이즈로 집 앞에 찾아오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 5가지를 꼽아봤다.
1. 피부
오늘 같은 날 하필 1시간 코스 풀메이크업이 아니면 제대로 가려지지 않을 뾰루지가 났다.
지금 당장 뾰루지를 짤 수도 없는 데다가 가린다고 노력해도 가려지지도 않는다.
세수조차 하지 않아서 얼굴엔 개기름이 줄줄 흐르는데 재빨리 세수+피부화장을 끝마쳐야 한다.
2. 머리
집에만 있었기 때문에 앞머리를 헤어밴드로 고정한 것은 물론, 애초에 머리를 감지도 않았다.
일단 급한 대로 앞머리만 대충 물로 감은 뒤 탈탈 털어 헤어드라이어로 말린다.
기름진 정수리에는 노세범 파우더를 톡톡 두들기고 헤어 미스트로 대충 마무리한다.
3. 옷
이번에는 무엇을 입고 나가야 할지 걱정이다. 집앞에 왔으니 가볍게 입고 가야 될 것 같은데 후줄근하게 보이기는 싫다.
그렇다고 해서 예쁘게 차려입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고민하면서 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다 보면 5분은 뚝딱 지나간다.
4. 털
남친 만날 것을 예상하지 못해 눈썹 정리도 하지 못했다. 팔, 다리털도 밀지 않아 수북히 자랐다.
매번 남친을 만날 때마다 털 관리를 하고 나갔기에 바야바 같은 내 본모습에 남친이 놀랄 수도 있다.
5. 생리통
사실 오늘 집에만 콕 박혀있던 이유는 다름 아닌 마법에 걸린 날이었기 때문이다.
배, 허리, 머리 등 아프지 않은 부위가 하나도 없다. 남친이 집앞까지 왔는데 그냥 보낼 수도 없어 짜증이 더욱 난다.
이런 서프라이즈 방문 한 번만 더 했다가는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