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마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사건과 관련 없는 사생활에 대해 '아웃팅' 당했다.
아웃팅은 성 소수자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동의 없이 강제로 밝히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로버트 할리가 성 소수자라는 사실을 의미 없이 알리는 건 온당치 않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지난 9일 지난해 3월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가 마약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았을 때, 같은 혐의로 구속된 남성 A씨의 주장이 한 매체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해졌다.
로버트 할리는 당시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로버트 할리와 연인 관계로 함께 마약을 했다"고 주장했으며, 경찰은 A씨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로버트 할리의 마약 투약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시민들은 보도에서 A씨와 '연인 관계'로 설명된 부분을 문제 삼았다. 로버트 할리가 1987년 한국 여성 명현숙(55)씨와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로버트 할리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은 '알 권리'에 부합하지만, 동성애를 했다는 사실은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건과 관계없는 성적 취향을 시민들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사건 조사 과정에서 나왔더라도 이를 본인의 동의 없이 기사화한다면 이는 엄연히 '아웃팅'에 속하며, 해당 보도가 "인권 침해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10일 로버트 할리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을 위해 수원지법으로 향하면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