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강원도 대형 산불 진압 후 새까맣게 변해버린 '산림청 특수진화대' 대원의 마스크

인사이트사진=안씨 페이스북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산림청 특수진화대 대원들은 불길이 타오르는 산을 직접 오르내리며 화재를 진압한다. 13~14kg에 달하는 호스를 들고 투입되는 것이다.


이들이 화재 현장에서 쓰고 난 뒤 땀과 연기, 먼지로 새까맣게 변한 마스크 한 장. 사진 한 장이 전하는 깊은 울림은 백 마디 말보다 인상 깊었다.


지난 6일 강원도 초대형 산불 진압에 참여했던 산림청 특수진화대 대원 안모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산불 진압 당시 상황을 담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처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산불의 경우 소방차 진입이 어렵고, 헬기는 야간작업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인사이트사진=안씨 페이스북


하지만 안씨에 따르면 산림청 계약직 노동자인 특수진화대 대원들의 복지는 아주 열악한 상태라고 한다.


이와 함께 첨부한 사진은 본래의 색깔을 잃어버린 흰색 3M 마스크다. 


계속 연기를 들이마시고 불길에 그을린 탓에 겉은 물론 속까지 새까맣게 변한 모습이다. 원래 하얗던 본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인사이트사진=안씨 페이스북


안씨는 "산속에서 밤새 산불을 끄는 건 거의 우리 비정규직 특수진화대인데 언론에 나오는 건 대부분 정규직 소방관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밤새 불을 끄면서 아찔했던 순간들이 한두 번이 아니라며 까맣게 불탄 나무들처럼 비정규직 대원들의 속도 까맣다고 호소했다.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 특수진화대는 지난 2016년 처음 설립됐다. 이번 강원도 초대형 산불 진화에도 이들의 도움이 매우 컸다고 한다.


인사이트사진=안씨 페이스북


실제로도 이들의 처우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또 다른 특수진화대 대원에 따르면 이들은 10개월 단기 계약직이며 일당 10만원을 받는다. 식비나 교통비, 퇴직금도 없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산불과 맞서 싸운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강원도 산불을 계기로 한 향후 재난 대응과 관련해 노동 환경이 열악한 산림청의 산불특수진화대와 관련된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산림청 특수진화대에 대해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고용이 불안하고,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처우 개선과 안전장비 지원 등 개선 방안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