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달부터 '크리에이티브 존' 운영하는 현대백화점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전국 14개 점포(압구정본점 제외)에 조금 특별한 매장이 생겨날 예정이다. 

8일 현대백화점은 이달부터 '크리에이티브 존'을 운영, 지난달 도입한 '오피스 프리 데이'에 이어 두 번째 밀레니얼 세대 맞춤형 조직문화 제도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크리에이티브 존'은 현대백화점 점포에서 근무하는 대리급 이하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직원들이 브랜드와 서비스를 자유롭게 실험해볼 수 있도록 일종의 연구개발(R&D) 형 매장을 만든 것이다. 

(좌) 현대백화점,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 (우)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 제공 = 현대백화점그룹 

통상 백화점의 사원·대리 직급은 매장 관리 및 고객 응대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백화점 내 영업 공간에 들어서는 브랜드의 유치 및 계약 관련 업무는 대부분 백화점 본사 바이어들이 맡는다. 

현대백화점은 이러한 관습을 과감히 탈피하고 현재 14개 점포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원·대리급 담당 직원들이(전체 330여 명) 매장의 브랜드 유치와 운영을 전적으로 맡아 자신이 발굴한 콘텐츠를 자율적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밀레니얼 세대 직원의 창의성·다양성 제고하려는 전략 

현대백화점이 이러한 파격 실험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1981~96년생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의 창의적인 업무 역량과 다양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또한 자존감이 높고 성취욕이 강한 젊은 직원들의 성향을 반영해 능동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근무 환경과 기업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 

회사 측은 최신 트렌드에 익숙한 젊은 직원들이 이색 콘텐츠를 운영함으로써 젊은 고객들의 눈높이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밝혔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현대백화점, "주니어 직원의 잠재력 끌어내고 새로운 조직문화 구축해나갈 것" 

크리에이티브 존은 전국 14개 백화점 점포가 자율적으로 선정한 팝업스토어, 층 행사장 등 39곳에 총 1,312㎡(397평) 규모로 조성된다. 

대표적으로 판교점의 경우 2층~8층까지 각 층별로 1곳씩 23㎡~76㎡ 규모의 크리에이티브 존 7개를 만들고 각 팀별로 1~2곳씩을 맡아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대백화점은 크리에이티브 존을 활성화하기 위해 점포별 운영 결과를 공유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분기별로 우수 사례 포상도 진행해 직원들의 성취감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밀레니얼 세대 직원은 전체 임직원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5년 후 관리자급으로 성장해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 가는 세대가 된다"고 전했다. 

이어 "주니어 직원의 눈높이에 맞춰 잠재 역량을 끌어내고 새로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지난달부터 '오피스 프리 데이'도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 

한편 현대백화점은 지난달부터 한 달에 한 번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다양한 체험할 수 있는 '오피스 프리 데이' 프로그램도 유통업계 최초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창의적 휴식' 제도다. 개인 연차나 휴무일 소진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현대백화점의 다양한 조직문화 개편이 유통업계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