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금융위기도 견뎠지만 지난해 '적자'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현대자동차가 상장 이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서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해외법인과 지분법 평가 손익을 제외한 별도 재무제표 기준 593억 2천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울산을 비롯한 국내 공장에 바탕을 둔 사업에서 적자를 냈음을 의미한다.
현대차가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은 1974년 상장 이후 처음이기 때문에 경영권을 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지난 2017년과 2016년까지만 해도 각각 2조 1,634억원, 2조 6,995억원의 영업이익을 유지했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없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국내사업에서 적자를 낸 이유 중 하나로 매출원가의 상승을 꼽는다. 지난해 현대차 본사의 매출은 43조 1,601억원으로 2017년 41조 6,048억원 대비 3.7% 늘었다.
반면 지난해 매출원가는 36억 4,034억원으로 2017년 32조 6,208억원 대비 11.5% 늘어 매출보다 더욱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원가 상승과 연구개발 비용 부담이 커진 탓
최악의 실적에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린 연구개발 비용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의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 비용은 2조 5,794억원으로 대부분 본사에서 지출됐다.
올해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와 신차 출시로 실적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말 출시 이후 높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지난달에만 6,377대 판매됐다. 이달부터 월 8,500대가량 생산량을 늘리기로 노조와 합의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날부터 출고를 재개한 신형 쏘나타도 국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소음 진동 문제로 신형 쏘나타의 출고를 약 2주간 중단한 바 있다.
지난 3월 대표이사에 오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대차의 실적을 원래 자리로 다시 올려놓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