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도서 '아이폰XR' 가격 약 25% 인하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애플이 중국에 이어 인도에서도 '아이폰'의 가격을 낮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국 소비자 '역차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나인투파이브맥, 로이터 등 다수의 외신은 애플이 인도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XR'의 가격을 약 25% 인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애플 공식 리셀러는 아이폰XR 64GB 모델을 가격 할인과 신용카드 캐시백까지 포함해 최소 1만 7,900루피(한화 약 29만원)가 할인된 5만 9천루피(한화 약 97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128GB 모델의 경우 기존 8만 1,900루피(한화 약 134만원)에서 6만 4,900루피(한화 약 107만원)로, 256GB 모델은 9만 1,900루피(한화 약 151만원)에서 7만 4,900루피(한화 약 123만원)로 할인됐다.
다만 애플의 인도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기존 가격과 동일하게 판매한다.
"애플, 나라·기기별 수요와 재고에 따라 가격 조정할 것"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가격 조정이 판매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현지 시장에서의 테스트를 위한 '단기 프로모션 행사'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향후에도 나라·기기별 수요와 재고에 따라 가격을 조정할 것이라는 게 외신의 설명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애플이 새로운 영토로 눈을 돌리는 과정이라는 풀이다.
앞서 애플은 올해 초 중국에서도 공식 리셀러를 통한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중국의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하나의 이유다.
최근 중국에서는 저가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운 샤오미 등 자국 기업의 제품이 선점하고 있다.
또 인도는 국민 평균 월급이 300달러(한화 약 34만원)라는 사실을 미뤄, 대다수가 250달러(한화 약 28만원) 미만 제품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일하게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에서는 중국업체의 저가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아이폰의 판매량이 전년보다 40% 이상 떨어졌으며, 애플의 시장 점유율 또한 전년 2%에서 1%로 감소했다.
이처럼 판매가를 낮추는 것이 알맞은 전략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중국·인도서 저가 제품 선호하는 소비자에 맞춰 할인하는 애플 "한국에서는 요지부동?"
시장 변화에 대응해 중국과 인도에서 아이폰 가격을 낮추는 등의 시도를 보이는 애플.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애플이 한국 소비자만 소위 '호갱' 취급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이 할인 프로모션 국가에 '또' 포함되지 않아서다.
앞서 애플은 한국 소비자에게 고가 전략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타 국가에 비해 신형 아이폰을 고가로 책정해 내놨다.
국내 소비자 불만이 빗발치자 애플은 지난해 12월 25부터 올 1월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애플스토어에서 '보상판매 할인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을 가져가 제출해야만 가격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이었다.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는 고가 판매를 유지하면서 타국에서는 '할인'해주겠다는 애플. 언제까지 이 같은 '역차별'을 유지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