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등 오너들 지난해 '이사회' 출석 성적표 공개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 아우가 아무리 똑똑하고 잘 나더라도 먼저 세상의 이치를 깨우친 형을 넘기란 힘들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이 말은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는 말은 아닌 듯하다. 부동의 재계 1위인 삼성에서도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말과 상반되는 사례가 발견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례의 주인공은 슬하에 1남 2녀를 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첫째이자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보다 조금 더 모범적인 면모를 보인 부분은 '이사회 참석률'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해 집행유예로 풀려나 지난해 8차례 연 삼성전자 이사회에 참석 한 번도 안 해
5일 경제개혁연대가 지난해 주요 대기업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대기업집단 총수일가 임원의 이사회 출석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에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차례의 이사회를 열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2월 5일 '영어'의 몸에서 '자유'의 몸이됐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뇌물 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
353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했지만, 이사회에는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 인도 노이디시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 등 국내·외 사업현장에 참여했다.
이부진 사장, 출석률 '0%'인 오빠와 달리 출석률 100% 경제개혁연대 "이사로서 권한 누리면서 책임은 회피해"
이사회에 평균 출석률이 0.00%인 이재용 부회장과 달리 이부진 사장은 이사회에 모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호텔신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호텔신라 경영위원회 사내이사인 이부진 사장은 이사회에 빠지지 않고 출석했다. 출석률이 100%다.
경영진의 이사회 출석은 이사로서 최소한의 의무인 만큼, 이부진 사장은 최소한의 의무는 다했다고 볼 수 있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총수일가가 그룹 내 다수 계열사 등기이사를 겸직하면서도 중요한 이사회 결정에는 참여하지 않는 그릇된 관행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수일가가 이사로서의 권한을 누리면서 그에 부합하는 책임은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