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어제(3일)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역대급 역전승이 나왔다.
지난 3일 경남 창원성산서 치러진 4·3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로 나섰던 여영국 후보가 득표률 45.75%로 당선됐다.
여영국 후보는 오후 10시 30분쯤 개표가 약 80% 이뤄진 시점에서 2위를 달리고 있었다. 1위였던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에게 6%포인트 차로 밀리는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기자들에게 패배 인정 문자를 돌렸다.
그런데 약 10분 뒤 이상한 현상이 스멀스멀 나타나기 시작했다. 줄곧 유지되던 득표율 차이가 점점 좁혀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내 득표율이 강 후보 46.00%, 여 후보 44.64%로 줄어들었다. 네 자리수 차이가 나던 득표수도 어느덧 900표 차이로 좁혀졌다.
개표상황실에서는 "특정 지역 투표함에서 여 후보 몰표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여 후보 사무실은 점점 공기가 바뀌고 있었다. 칙칙하고 차가움이 감돌던 분위기에 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여영국 디비자(뒤집자)!"
그리고 오후 11시 15분쯤 득표수 차이가 400표 밑으로 내려갔고, 11시 25분쯤 최종 개표 결과 '504표' 차이로 여 후보의 승리가 발표됐다.
창원 성산의 사파동, 상남동 등 전통적인 정의당 지지 지역의 사전투표함 2개가 역전을 이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결과는 '경남FC' 경기장 유세 논란으로 자유한국당에 부정적 이미지가 생겨서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선거 전 민심은 '정부 심판'으로 굳어져 있었는데, 경남 지역 연고팀인 경남FC가 벌금 2천만원을 내게 했다는 비판 여론이 '정부 심판' 민심을 희석시켰다는 것.
거기에 더해 '보수' 표라고 할 수 있는 대한애국당 후보의 838표도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원래 故 노회찬 의원의 지역구임에도 득표율 차이가 1%도 되지 않는 부분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심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편 이번 4·3 보궐선거의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지난달 29일~30일 치러진 사전투표는 14.37%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총합 투표율은 51.2%를 기록했다.
이는 국회의원 선거가 포함된 역대 재보선 중 최고치다.
경남 통영시고성군에서는 득표율 59.47%를 기록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36.0%를 기록한 양문석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