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 긴급 판매 중단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판매가 긴급 중단됐다.
지난달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인보사의 주성분 중 1개 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인 것으로 추정돼 유통 및 판매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임상시험하던 중 허가 당시와 다른 세포 물질 발견돼
인보사의 주성분은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 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으로 구성된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시험 계획(3상) 승인을 받고 주성분 확인시험을 하던 중 2액의 세포가 국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식약처에 이를 보고했다.
국내에 사용된 세포도 미국에서 사용된 세포와 동일할 가능성이 있어 유통·판매를 중지하게 됐으며, 국내에서 사용된 세포에 대한 검사 결과는 오는 15일 경에 나올 예정이다.
추후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 결과에 따라 국내 판매 및 미국 임상 재개 또는 판매와 임상의 재검토 여부가 결정된다.
1회 접종 가격 600~700만원 호가하는 국산 신약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19년 만에 개발에 성공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다.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공들여 만든 역작으로, 2017년 7월 시판 허가를 받은 29번째 국산 신약이다.
증상이 심한 골관절염 환자들이 수술 대신 무릎 연골 부위에 맞으면 최대 2년간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1회 접종 가격이 600~7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임에도 이날까지 국내 의료기관 440여 곳에서 3,400건 이상의 누적 시술 건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해왔다.
이우석 대표, 기자회견 통해 대국민 사과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1일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과 전 세계 환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국내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에 대해 많은 분들이 깊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면목이 없다"고 사과했다.
이어 "오랜 기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참담한 마음이 든다. 환자분들과 바이오산업과 관련해 고군분투하시는 정부, 학계, 기업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회사 측, "구성 성분 달라진 건 아냐…세포 명칭 잘못 인지했을 뿐"
다만 회사 측은 인보사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와 다른 이유는 분석 기술의 차이 때문이며 구성 성분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처음부터 명찰을 잘못 붙여 임상시험 및 상용화를 진행했을 뿐, 그 과정에서 사용된 구성 성분과 세포는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개발 초기부터 상업화 이후까지 문제의 세포 명칭을 잘못 인지하고 있었던 게 문제였다는 뜻이다.
식약처 역시 인보사에 대해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사례가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까지는 안전성 측면에서 큰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앞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점의 의혹 없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