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현재 군 복무 중인 60만 장병들이 매일 수십 번씩 듣는다는 최고의 유행어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아 리모컨 갖고 와라"


침상 위에 길게 누운 병장의 목소리에 이등병은 리모컨을 들고 다급히 뛰어간다. 리모컨을 받아 든 병장은 열심히 채널을 돌리며 자신의 흥미를 채워 줄 프로그램을 찾는다. 


이런 병영 문화에 익숙했던 군필자들은 최근 변화된 생활관의 모습에 쉽게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요즘 내무반을 채우는 건 리모컨을 가지고 오라는 병장의 목소리가 아니라 "기가 지니"이기 때문이다. 


인사이트기가지니 / KT 홈페이지


최근 전국의 병영 생활관에 있던 기존의 TV 셋톱박스는 음성인식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한때는 병장의 권력이었던 리모컨은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됐다. 


대신 음성 인식 기능을 활성화하는 "기가 지니"라는 말이 생활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며 병영 생활의 새로운 유행어로 자리매김했다. 


가끔은 음성 인식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란 멘트가 돌아오지만, 군 생활에 생긴 신기한 변화에 이마저도 장병들의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기가 지니' 이 한마디는 단순히 텔레비전을 켜고 끄는 것을 넘어 병영 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가져왔다. 


간단한 말 한마디로 생활관 내에서 유튜브 영상을 시청할 수도 있고 "기가 지니, 내일 날씨 알려줘"라는 물음을 통해 하루 일과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일 또한 가능해졌다. 


과거 가장 폐쇄적이라고 여겨졌던 군대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기가 지니가 저녁 점호를 대신해주는 날도 오지 않을까. 행복한 변화를 조심스레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