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지난겨울, '혹한기 훈련'하던 군 장병들에게 지급됐다는 식단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최근 혹한기 군대 식단'이란 제목의 사진 한 장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 바닥에 소복이 쌓인 하얀 눈이 추운 어느 겨울날 야외 훈련 중인 군인의 모습임을 한눈에 알게 한다. 


사진 아래에 빼꼼히 모습을 들어낸 털 장갑도 많은 군인 장병들이 얼마나 큰 고생을 하고 있는지를 짐작게 했다. 


그런데 비닐로 덮인 식판 위에 음식들이 왠지 부실해 보인다. 식판에는 작은 생선 한 마리, 김치, 버섯볶음 등의 반찬과 두부 몇 조각이 들어간 된장국이 있다. 


특히 밥 위에 휙휙 아무렇게나 뿌려놓은 케첩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인사이트2017년 국방부가 발표한 2018년 변화 지표 / 국방부


해당 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된 때는 지난 2018년 12월 중순 경이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3개월 전인 데도 우리나라의 안보를 책임지는 병사들은 훈련 중에 부실한 밥을 먹어야 했던 것이다.  


국방부는 최근 수년 동안 병영 식단을 개선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해왔다. 장병 가족들을 영내로 불러들여 병영식 체험을 시키기도 했다. 


국방 예산도 늘렸다. 지난해 국방 예산은 43조 1,581억원였고, 이중 29조 6,378억원이 전력운영비로 편성됐다. 2017년 예산보다 5.3% 증가한 금액이었다. 


당시 국방부는 이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질 좋은 급식 제공을 위해 기본 급식비 5%를 인상하고 어머니 손맛을 느낄 수 있는 민간 조리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2019 국방 예산안에 대한 국방부 설명 중 /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그러나 사진으로 보인 실상은 달랐다. 


사진 속 케첩이 병사가 직접 사 와서 뿌린 것인지 부대에서 뿌려준 것인지를 차치하더라도 내 아들이 먹는 밥이라 생각할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누리꾼들도 "새 예산을 받아 결국 케첩 하나 추가했냐?", "도대체 어느 나라 고급 케첩이냐?"라며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2019년 국방부 전력운영비는 지난해보다 5.7% 더 증가한 31조 3,238억원이다. 국방부는 이번에도 "양질의 급식 제공을 위해 민간조리원을 확대합니다"라고 밝혔다.


국민들은 이 말을 얼마나 믿어야 할지 의문이다. 한 장의 사진으로 국방부를 향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