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이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 / 뉴스1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 살균제 원료를 판매한 기업 때문에 무려 30~4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옥시와 함께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가습기 메이트'는 대한민국 최악의 환경 참사를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다수의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보상은커녕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 이를 제조한 SK 케미칼과 판매한 애경산업의 '배짱' 속에서 피해자들은 고통의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30일 경향신문은 이들이 피해자들의 소비자 민원을 허술하게 처리한 정황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앞서 독성이 있는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옥시 관계자들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처벌받을 때 민원을 묵인한 사실도 범죄 혐의로 인정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렇다. 지난해 2월 '가습기 메이트' 표시광고법 위반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심의 속기록을 보면 민원 내역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가습기 메이트는 가습기를 '살균'해준다는 전용 살균제였다. 이는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산업이 판매한 제품이다.

여기엔 인체 유해성이 인정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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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2009년까지 당시 소비자들은 "목이 아프다", "천식에 걸렸다", "눈이 따갑다", "독감에 걸렸다"라는 등의 민원을 제기했다.

속기록을 보면 애경산업은 관련 민원 7건을 접수했다. 이 시기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많이 발생했던 때다.

속기록에는 애경산업, SK케미칼의 민원처리 방식의 허술함이 드러나 있다. 애경산업은 가습기 메이트 민원을 접수하면 이메일이나 공문이 아닌 전화 통화로 SK케미칼에 전달했다.

애경산업은 "특정 민원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했는지까지는 확인이 안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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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애경산업은 SK케미칼 측에서 '문제가 없다'고 답변하길래 그렇게 처리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확인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믿은 것이다.

애경은 "제품 품질 관련 (여러) 민원은 SK케미칼과 협의해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SK케미칼은 애경 측 입장에 대해 "(시간이) 오래돼 자료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며 "애경이 자료를 갖고 있다면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당시 공정위 인사는 전원회의에서 "소비자 안전과 관련된 위해의 징후가 발견됐다면 시간을 그냥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은 허술한 민원 처리에 관한 경향신문의 질문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