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일본에 가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초밥과 생선회다. 그런데 앞으로는 일본 여행 중 생선회는 될 수 있으면 피해야 할 듯하다.
최근 일본에서 생선회에 기생하는 고래회충(Anisakis)에 의한 식중독 환자가 크게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생선 안에 기생하는 고래회충으로 인한 식중독 보고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생노동성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래회충에 의한 식중독 건수는 468건(환자 수 478명)으로 2017년 230건(환자 수 424)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고래회충은 광어, 우럭, 오징어, 고등어, 갈치 등 여러 종류의 바다 생선에서 두루 발견되는 회충이다.
보통은 생선이 살아있을 때 위장에서 기생하다가 숙주가 죽으면 위장벽을 뚫고 생선 살 내부로 파고든다.
때문에 생선회를 잘못 먹었을 경우 살아있는 고래회충을 먹을 수도 있다. 사람 위장으로 들어간 고래 회충은 내장 벽을 파고들면서 복통과 구토 증상을 불러온다.
심할 경우에는 복막염, 장폐색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회를 먹은 후 복통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일본에서 고래회충에 의한 식중독은 지난해 식중독 원인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고래회충에 감염된 가다랑어를 먹고 일어난 식중독 발생 건수가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해 100건에 이르렀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해수 온도 변화 등으로 지난해 가다랑어가 잡힌 해역에 고래회충이 기생하는 먹이가 많았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고래회충으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 70도 이상에서 가열한 생선이거나 영하 20도 이하에서 24시간 이상 냉동한 생선을 조리해 먹어야 한다.
생선회를 먹기 전 눈으로 먼저 회충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생선을 잡았을 때는 신속하게 내장을 제거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