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1병으로 안 취한다"…소주 업체가 30도→17도로 도수 낮춘 속사정

인사이트Facebook '처음처럼', '하이트진로' 


'독주'의 대명사였던 '소주'는 어디에 알코올 도수 30도서 17도로 바뀌어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한국인의 희로애락과 함께한 '국민 술' 소주.


한때 알코올 도수 30도에 육박해 독한 술의 대명사로 불리며 몇 잔 혹은 두어 병으로 아버지 세대를 얼큰하게 취하게 만들었던 소주가 최근 들어 순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주 점유율 1위 하이트진로도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7.2도에서 17도로 낮추며 저도주 행렬에 가담했다.


이로써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는 경쟁사 제품인 롯데주류 '처음처럼'과 동일해졌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소주 업계 강타한 '저도주' 트렌드


소주 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참이슬과 처음처럼 보다 알코올 도수가 더 낮은 제품도 제법 있다.


바로 무학의 '좋은데이(16.9도)', '좋은데이 1929(15.9도)', 금복주 'New 맛있는 참(16.7도)', 대선 '대선블루(16.7도)' 등이다.


지역을 막론하고 대다수의 주류업체가 과거에 비해 낮아진 도수의 소주를 내놓고 있는 것.


197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알코올 도수가 30도였던 '독주' 소주의 도수가 현재는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셈이다. 어느덧 독주라는 말도 옛말이 돼버린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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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가 '독기'를 거둔 배경 


과거에 비해 소주가 순해진 배경은 달라진 음주문화와 주류업체의 수익 악화 이 두 가지로 해석된다.


우선 과거와 달리 술 안 마시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 '워라밸' 등에 따라 음주 문화 자체가 유연해졌다.


주류업체는 수익성이 악화됐다. 술 안 마시는 분위기 확산에 판매량 자체가 줄었다. 이는 곧 실적과 연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혼술·홈술족이 트렌드로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순한 술을 찾는 '저도주 열풍'으로 이어졌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원가 절감 효과 커…소주 더 순해질 가능성도


주류업체로서는 환영할만한 트렌드였다.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면 '주정'을 덜 사용하기에 원가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코올 도수를 낮췄다고 해서 판매량 자체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며, 출고 가격 인하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친다. 주류 업체로서는 손해 보는 것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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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순한 술을 찾는 소비자와 수익성이 악화된 주류업체의 원가율 절감이 맞아떨어진 것.


나아가 소주가 더욱 순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도수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업다는 이유에서다.


저도주 트렌드와 주류 업체의 수익 상승이 궤를 함께해 점점 순해지는 한국인의 술 '소주'.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어디까지 떨어질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