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화)

"우리집 강아지가 SK·애경 '가습기 메이트' 때문에 죽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toutiao, (우) gettyimagesBank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반려동물에 '가습기 메이트' 피해 의심 사례 등장"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애경산업이 제조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에 노출된 반려동물에게 사람과 똑같은 건강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 22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가습기 메이트를 쓴 가정 19곳을 조사한 결과,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 49마리에서 건강 피해를 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 사례는 사망, 폐손상, 호흡곤란, 비염, 천식 등이 있다.


개와 고양이는 사람과 장기 구조가 유사하고, 일반적으로 호흡 독성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가 가습기 살균제의 위해성과 피해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자료라는 게 특조위의 설명이다.


인사이트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 뉴스1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지난해 8월부터 제보 기반 조사 착수


특조위는 지난해 8월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임상 수의사, 환경노출조사원 등의 제보를 바탕으로 전국 대형 동물병원의 진료기록 분석과 보호자 환경 노출 조사를 해왔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이 같은 피해 의심 사례를 발견했다.


특조위 조사에 따르면, 특히 가습기 메이트만 사용한 가정 2곳에서 고양이 7마리와 개 1마리가 숨졌으며, 고양이 5마리는 건강 상태가 악화됐다.


지난달 특조위는 건강이 나빠진 고양이 5마리의 폐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찍은 결과, 폐 섬유화, 기관지확장증, 천식 등 사람에게 발생하는 것과 같은 피해를 확인했다.


인사이트(좌) SK케미칼 / 뉴스1, (우) 애경산업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2011년 정부 수거 명령 대상에서 제외된 '가습기 메이트'


앞서 지난 2011년 11월 질병관리본부는 폐 섬유화의 원인이라며 6종의 가습기 살균제에 대해 수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가습기 메이트는 수거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안정성평가연구소의 동물실험 결과 유해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그 때문에 특조위가 이번에 공개한 반려동물 피해사례는 가습기 메이트의 인체 위해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예용 사회적참사 특조위 부위원장은 "가습기 메이트의 위해성이 사람과 동물 모두에서 교차로 확인된 만큼 검찰은 관련 증거자료를 가습기 메이트 제조·판매사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수사에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지난해 10월 10일 보도된 '가습기 메이트 피해 아동 / KBS '뉴스 9'


한편 가습기 메이트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각각 원료를 제조하고 판매한 제품으로 옥시의 '옥시싹싹' 다음으로 피해자가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이다.


세 번째로 사용자가 많은 이마트 PB 가습기 살균제도 애경산업에서 납품받아 라벨만 바꾼 같은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원료로 한다.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역학 조사 당시 두 물질의 유해성을 결론지을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가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