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가족 등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때 계약상 받을 수 있는 돈, 바로 '사망보험금'이다.
사실상 '목숨값'이라고 할 수 있는 돈이다. 하지만 슬픔이 담긴 이 돈을 사이에 두고 종종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지난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새언니 될 사람이 거지에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 A씨(27·여)는 "4년 전 부모님 두 분 모두 사고로 떠나보냈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부모님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A씨는 오빠와 단 둘이 남겨졌고, 두 사람은 서로를 더욱더 애틋하게 여기며 살았다.
그러던 얼마 전, A씨의 오빠가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만난 지 6개월 된 여자친구가 먼저 결혼하자고 말했다면서 결혼 준비를 시작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어리숙한 오빠가 자신의 재산 상황을 연애 도중 여자친구에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오빠에게는 부모님이 남겨주신 집과 공장, 사망보험금 등이 있었다.
이것 때문인지 예비 새언니는 "모아둔 돈이 없다"는 이유로 결혼식, 신혼집 장만 등 모든 결혼 준비 비용을 모조리 오빠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통장관리는 A씨가 맡고 있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예비 새언니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혼수를 마련할 여력이 안 된다"면서 '사망보험금'으로 결혼 준비 비용을 대신 하자고 당당히 요구했다.
A씨는 어이가 없었다. A씨는 "오빠가 모은 돈으로 신혼집은 준비할 테니 적정한 혼수를 해와라"며 거절했다.
그러자 새언니는 "시누이는 별 수 없나봐요"라며 기분 상한 티를 냈다고 한다. 아무 이유 없이 얄궂게 군 것도 아닌데 그런 말을 들으니 A씨는 더욱 기가 찼다.
A씨가 "그럼 맨몸으로 시집올 생각이었어요?"라고 따져 묻자 새언니는 "오빠랑 다시 이야기해볼게요"하고 전화를 뚝 끊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경제력이 비슷하진 못할망정 저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을 식구로 들이고 싶진 않았다.
고민 끝에 A씨는 오빠에게 "결혼을 반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찌되었건 사랑하는 여자친구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말이니, A씨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상황을 전해들은 오빠도 A씨의 입장을 이해했다. 결국 오빠는 여자친구에게 "결혼은 없던 일로 하자"는 말을 전하기로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많은 누리꾼이 "부모님 사망보험금을 노리다니 염치도 없다", "부양할 시부모도 없고, 돈도 많으니 6개월 만에 결혼하자고 한 듯" 등 반응을 보이며 새언니를 질타했다.
한편 웨딩컨설팅 듀오웨드가 지난 2년간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 비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신혼부부 한 쌍이 결혼자금으로 지출한 금액은 평균 2억3186만원에 달했다.